저렴한 안주에 술 한 잔 가능
디플레 시대에 샐러리맨에 인기
코로나로 첫 적자…주가도 빌빌
올해 흑전 전망에 주가 반등 노려
코로나19로 사라졌던 이 풍경이 최근 되살아나고 있다. 직장인의 '퇴근길 한 잔' 수혜를 입고 라면 체인점을 운영하는 하이데이히다카(종목번호 7611)의 주가도 최근 반등 중이다.
○디플레에 '딱 한 잔 만' 찾는 日샐러리맨들
14일 오후 1시45분 현재 도쿄증권거래소에서 하이데이히다카는 1818엔을 기록 중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2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주가는 최근 상승하고 있다. 2월 이후 10% 상승하며 니케이225지수 상승률(0.5%)을 웃돌았다. 지난 11일엔 장중 1885엔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하이데이히다카는 라면 체인점 '히다카야'를 중심으로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회사다. 라면 한 그릇이 300~400엔으로 매우 저렴하고 역 근처에 가게가 많아 직장인들이 지하철 타기 전 가볍게 한 잔 하러 들리기 좋다. 라면집들은 음식 단가가 싸다 보니 비싼 월세를 감당할 수 없다는 생각에 역 근처에 가게를 좀처럼 내지 않는다. 하지만 하이데이히다카는 저가의 햄버거를 파는 맥도날드가 역 근처에 가게를 내고 충분히 수익을 내듯 라면집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과감하게 목 좋은 곳에 가게를 내는 대신 회전율을 높이고 밤 늦게까지 영업하는 방식을 택했다.
디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이 전략은 빛을 발했다. 대부분의 일본 술집들은 술값과 음식값 외에 착석료를 받는다. 기본요금이 있다보니 많이 마실 게 아니라면 방문하기 부담스럽다. 이와중에 일본 샐러리맨의 지갑은 매년 가벼워지는 상황. 하이데이히다카는 이들이 부담없이 한 잔 하고 싶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900엔이면 라면 한 그릇에 만두 6개, 맥주 한 잔 마실 수 있도록 메뉴를 구성했다. 라면집이다 보니 착석료도 없었다. 하이데이히다카는 일본 열도에 '가볍게 한 잔(쵸이노미·ちょい飲み)' 문화를 정착시켰다.
하이데이히다카는 디플레이션의 수혜를 입고 1999년 상장 이후 2019년까지 매출이 20년 연속 성장했다. 주가도 이에 반응해 최근 10년 동안 약 5배 올랐다.
○코로나발 시련 끝날까
코로나19는 이 성장가도를 훼손시켰다. 2020~2021년에는 매출이 급감, 상장 이후 첫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워낙 대면 영업이 강점이었던 회사였기 때문에 다른 외식업체처럼 배달 비율을 늘려 매출을 메꾸기도 쉽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도쿄도가 주류제공 가능시간을 오후 8시까지로 제한하기도 하는 등 정부의 제재로 인해 판매 자체도 쉽지 않았다. 이에 2019년 말 2000엔을 웃돌던 주가가 2021년 3월 1195엔까지 떨어지고 이후 2000엔대를 회복하지 못했었다.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종식이 가까워지면서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하이데이히다카는 18억엔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 3월 기존점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개월 연속 전년 동기 실적을 웃돈 것이다. 코로나19로 실적이 급감했던 만큼 바이러스가 종식만 되면 반등폭도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야마다 츠토무 au카부코무증권 애널리스트는 "신규점 출점을 적극적으로 하는 등 성장전략이 보인다면 코로나19 이전 주가수준 회복을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