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마케팅 몇 년 차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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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신간 서적 저자 기고
■ 「선 넘는 거, 습관이시죠?」저자 서제학, 신수지
“혹시 마케팅 몇 년 차시죠? 아직 경력들이 짧아서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과거 마케팅 관련 미팅 중 본인의 경력은 15년이 넘었다며 자신의 아이디어에 따를 것을 강요한 담당자가 있었다.
타인의 생각은 전혀 들을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 순간, 오락실에서 연속 다섯 판을 패배한 아이가 내게 달려와 “야, 너 몇 학년이냐?!” 씩씩거리며 묻던 초등학생 시절의 일이 오버랩 됐다.
(《선 넘는 거, 습관이시죠?》 中)
경력이 길수록 쌓이게 되는 노하우와 능력은 분명히 있다. 한 분야에 오래도록 종사한 전문가에게 ‘달인’, ‘장인’ 등의 호칭을 붙이는 것도 그런 까닭일 것이다. 하지만 ‘마케팅’이라는 분야는 좀 다르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풋의 총량이 늘며 지식이 누적되는 학자들과는 달리, 마케터들은 시시각각 바뀌는 새로운 인풋을 받아들이고 가공하여 시의성에 맞는 아웃풋을 만들어 내야 한다. 한 달 전 진리라고 불리던 지식이나 트렌드가 한 달 뒤에는 현격히 떨어진 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 업계는 도리어 스포츠 업계와 유사성을 보인다. 스포츠 선수들이 흔히 신체적 전성기라고 불리는 나이대에 최적의 퍼포먼스를 내듯, 마케터들 역시 창의적인 두뇌와 트렌드 적응력의 전성기가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과 콘텐츠 일을 해온 우리 둘 역시, 젊은 꼰대가 아닌 일반 꼰대의 반열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대한 염려가 크다. 들숨 날숨처럼 자연스러웠던 트렌드 파악이 언젠가부턴 공부하고 이해해야 하는 대상이 되어버렸다.
“이걸 어떻게 몰라?”라며 새로운 트렌드를 전파하던 자신감 있던 말투는, “이걸 어떻게 알아?”라며 부끄럽지만 배워야 한다는 간절함이 담긴 말투로 바뀌었다.
샤워 한 번 하면 뜨거운 물줄기처럼 쏟아져 나오던 핫한 아이디어들도, 살이 익을 정도로 오래 목욕을 해봤자 허탕인 경우가 늘었다. 그렇다면 경력이 길어지고 나이가 들면 마케팅은 아예 못하는 것일까? 큰일 날 소리! 대출금 상환 계획이 수 년은 더 남았다.
마케팅 업계 종사자들이 한 번쯤 생각해 봤으면 하는 것은 ‘경력이 쌓인다고 자연스럽게 능력치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라는 것이다.
시대의 변화는 점점 더 우리의 적응 속도를 넘어서고 있고, 배워서 따라갈 수 있는 트렌드에도 분명히 한계점은 있다. ‘요즘 아기들에게 그림책을 주면 양 손가락으로 확대하려고 한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새로운 문화와 트렌드에 대한 자연스러운 적응력에도 세대 간 차이가 있으리란 확신이 들었다.
때문에 스포츠 선수들이 ‘선수->코치->감독’의 커리어 패스를 밟듯, 마케터 역시 크리에이티브 영역 외 매니지먼트 능력 향상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의성이란 것이 물론 나이 불문일 수 있지만, 그 창의성을 고객들이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는 분명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해 구체화해야 한다. 그리고 트렌드에 대한 이해는 세대가 바뀌고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큰 노력을 필요로 할 것이다.
젊은 세대가 높은 트렌드 적응력과 창의적인 응용 능력에 특화되어있다면, 경력이 쌓인 세대는 인적 네트워크와 다양한 경우의 수에 대한 축적된 노하우가 강점일 것이다. 그러한 강점과 더불어 시기에 따른 마케터로서의 한계점을 파악하고 더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과 노력을 들인다면, 단순히 경력만이 아닌 능력도 함께 쌓이는 마케터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우리를 포함한 많은 마케팅 관계자들이, 책에 언급된 ‘15년 경력 마케터’처럼 변화와 노력 대신 안주와 아집에 갇혀 경력을 능력으로 착각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물론 나이가 많거나 경력이 길다고 상대를 낮추어봐선 안된다는 인성의 문제는 말하지 않아도 기본이다.
과거 마케팅 관련 미팅 중 본인의 경력은 15년이 넘었다며 자신의 아이디어에 따를 것을 강요한 담당자가 있었다.
타인의 생각은 전혀 들을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 순간, 오락실에서 연속 다섯 판을 패배한 아이가 내게 달려와 “야, 너 몇 학년이냐?!” 씩씩거리며 묻던 초등학생 시절의 일이 오버랩 됐다.
(《선 넘는 거, 습관이시죠?》 中)
경력이 길수록 쌓이게 되는 노하우와 능력은 분명히 있다. 한 분야에 오래도록 종사한 전문가에게 ‘달인’, ‘장인’ 등의 호칭을 붙이는 것도 그런 까닭일 것이다. 하지만 ‘마케팅’이라는 분야는 좀 다르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풋의 총량이 늘며 지식이 누적되는 학자들과는 달리, 마케터들은 시시각각 바뀌는 새로운 인풋을 받아들이고 가공하여 시의성에 맞는 아웃풋을 만들어 내야 한다. 한 달 전 진리라고 불리던 지식이나 트렌드가 한 달 뒤에는 현격히 떨어진 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 업계는 도리어 스포츠 업계와 유사성을 보인다. 스포츠 선수들이 흔히 신체적 전성기라고 불리는 나이대에 최적의 퍼포먼스를 내듯, 마케터들 역시 창의적인 두뇌와 트렌드 적응력의 전성기가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과 콘텐츠 일을 해온 우리 둘 역시, 젊은 꼰대가 아닌 일반 꼰대의 반열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대한 염려가 크다. 들숨 날숨처럼 자연스러웠던 트렌드 파악이 언젠가부턴 공부하고 이해해야 하는 대상이 되어버렸다.
“이걸 어떻게 몰라?”라며 새로운 트렌드를 전파하던 자신감 있던 말투는, “이걸 어떻게 알아?”라며 부끄럽지만 배워야 한다는 간절함이 담긴 말투로 바뀌었다.
샤워 한 번 하면 뜨거운 물줄기처럼 쏟아져 나오던 핫한 아이디어들도, 살이 익을 정도로 오래 목욕을 해봤자 허탕인 경우가 늘었다. 그렇다면 경력이 길어지고 나이가 들면 마케팅은 아예 못하는 것일까? 큰일 날 소리! 대출금 상환 계획이 수 년은 더 남았다.
마케팅 업계 종사자들이 한 번쯤 생각해 봤으면 하는 것은 ‘경력이 쌓인다고 자연스럽게 능력치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라는 것이다.
시대의 변화는 점점 더 우리의 적응 속도를 넘어서고 있고, 배워서 따라갈 수 있는 트렌드에도 분명히 한계점은 있다. ‘요즘 아기들에게 그림책을 주면 양 손가락으로 확대하려고 한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새로운 문화와 트렌드에 대한 자연스러운 적응력에도 세대 간 차이가 있으리란 확신이 들었다.
때문에 스포츠 선수들이 ‘선수->코치->감독’의 커리어 패스를 밟듯, 마케터 역시 크리에이티브 영역 외 매니지먼트 능력 향상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의성이란 것이 물론 나이 불문일 수 있지만, 그 창의성을 고객들이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는 분명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해 구체화해야 한다. 그리고 트렌드에 대한 이해는 세대가 바뀌고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큰 노력을 필요로 할 것이다.
젊은 세대가 높은 트렌드 적응력과 창의적인 응용 능력에 특화되어있다면, 경력이 쌓인 세대는 인적 네트워크와 다양한 경우의 수에 대한 축적된 노하우가 강점일 것이다. 그러한 강점과 더불어 시기에 따른 마케터로서의 한계점을 파악하고 더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과 노력을 들인다면, 단순히 경력만이 아닌 능력도 함께 쌓이는 마케터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우리를 포함한 많은 마케팅 관계자들이, 책에 언급된 ‘15년 경력 마케터’처럼 변화와 노력 대신 안주와 아집에 갇혀 경력을 능력으로 착각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물론 나이가 많거나 경력이 길다고 상대를 낮추어봐선 안된다는 인성의 문제는 말하지 않아도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