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이 가까워지면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대장주로 꼽히는 대한항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주가가 국제 여객선 수요 회복으로 크게 오를 것이라는 주장과 고유가, 높은 환율 때문에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美 항공주 고공비행하는데…대한항공은 상승기류 약한 까닭
13일(현지시간) 미 증시에서는 항공주가 강세를 보였다. 미국 3위 항공사 델타항공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낸 영향이다. 델타항공의 1분기 매출은 93억5000만달러로 예상치(89억2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살아나고 있는 여행 수요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이날 주가는 6.21% 급등했다. 아메리칸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도 각각 10.62%, 7.54% 상승했다.

반면 대한항공 주가 상승세는 미 항공사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14일 대한항공은 0.80% 상승한 3만1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저점 대비 약 16% 올랐다.

이 같은 차이는 국내선과 해외선 매출 비중 차이에서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기준 미국 항공사 매출 중 국내선 비중은 약 60%다. 미국 내 이동 관련 규제만 없으면 매출이 빨리 늘어날 수 있는 구조다.

대한항공의 국내선 매출 비중은 4%에 불과하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제 여객선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170여 개국과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국제 여객선 수요가 회복되는 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가 커질 때마다 항공주는 급등락을 반복했다. 2020년 감자를 결정한 아시아나를 제외하고 대한항공 등 5개 국내 항공사의 시가총액은 2019년 말(약 4조4000억원) 대비 200% 늘어난 13조3000억원에 달한다. 김 연구원은 “국제선 여객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구간에 진입했다”고 했다. 치솟은 유가와 원·달러 환율은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메리츠증권은 별도 기준 대한항공의 올해 세금·이자지급전이익(EBITDA)이 전년 대비 36.2%, 영업이익은 75.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