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세계 시장 뒤흔드는 '숨은 권력자' 에너지
세계 각국이 ‘에너지 쇼크’에 빠졌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유가가 요동치고 있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고유가 현상이 지속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상품 가격의 불안정성이 커진다. 결국 세계 경제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세계 시장을 뒤흔들고 역사를 바꿔버린 역사적인 순간엔 늘 에너지가 있었다. 에너지는 단순히 산업을 움직이는 필요한 핵심 요소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 경제와 국제 관계를 좌우하는 ‘숨은 권력’ 역할을 한다.

《2050 에너지 제국의 미래》는 이처럼 역사를 지배해온 에너지의 힘을 분석하고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하는 일들을 제시한다. 한국석유공사 사장을 지낸 양수영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와 한국석유공사 스마트데이터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최지웅이 함께 썼다.

저자들은 석유를 집중 분석한다. 이들은 “현대사회는 석유와 석탄 위에 세워진 문명”이라며 “미래를 전망하려면 오늘의 에너지원인 석유부터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탄소중립이 각 나라의 핵심 아젠다로 떠오르면서 석유 사용량을 줄이려는 정책적 논의와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현실은 다르다. 석유 소비량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019년 세계 석유 소비량은 하루 1억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남아 있는 석유의 양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영국의 메이저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에 따르면 남아 있는 석유의 양은 2020년 기준 약 50년분에 불과하다. 결국 대체에너지를 개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저자들은 수소에 주목한다. 수소는 지구상에 가장 풍부한 물질이기 때문에 고갈 염려가 없을 뿐 아니라 탄소 배출도 없어 친환경적이다.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지만, 저자들은 수소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꿈꾼다면 수소가 답이다. 한국이 ‘에너지 독립’ 목표를 이루는데도 수소는 반드시 필요하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