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 진출 가능성을 내비쳤다. 암호화폐를 포함한 가상자산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아마존은 입점업체들에 부과하는 수수료를 인상하고, 멤버십 요금을 올리며 수익성 강화에도 나섰다. 코로나19 확산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인력난과 공급망 차질,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언젠가 NFT 판매"…아마존, 가상자산 시장 눈독
재시 CEO는 14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에서 NFT를 판매하는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NFT 시장이 성장하며 대형 e커머스업체들도 NFT 판매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NFT는 이미지, 영상 등 디지털 작품에 블록체인으로 고유번호를 부여한 기술이다. 무한 복제가 가능하던 기존 디지털 자산에 희소성을 부여한다.

NFT의 주요 결제 수단인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나는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지 않고, 아마존에서 암호화폐로 상품을 살 수 있게 할 계획도 당분간 없다”면서도 “암호화폐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7월 디지털 화폐, 블록체인 관련 전략과 제품 로드맵을 짜기 위해 이 분야 전문가를 채용하는 공고를 냈다.

이날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넥소의 엔토니 트렌체프 공동창업자는 비트코인 가격이 향후 1년 안에 10만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암호화폐 시장은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긴축 예고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조정받았다. 암호화폐 시황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5일 오전 10시 기준 4만달러를 밑돌았다.

재시 CEO는 제3자 판매자에게 5%의 추가 수수료를 부과한 조치에 대해선 “코로나19와 인플레이션, 러시아 전쟁으로 상승한 비용을 상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3자 판매자는 아마존의 물류 인프라를 이용해 제품을 판매하는 입점업체들이다. 아마존은 지난 1월 수수료를 5.2% 인상한 지 3개월 만에 또 올렸다. 아마존은 지난달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프라임 멤버십 연간 수수료도 119달러에서 139달러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모두 수익성 강화 전략이다.

아마존이 수수료 인상에 나선 것은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재시 CEO는 14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코로나19로 유례없는 성장을 이뤘지만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물류와 비용 부담도 커졌다”고 썼다. 아마존은 이전 25년간 구축해온 물류 인프라와 맞먹는 규모를 지난 2년간 확충했다. 아마존의 연간 영업비용은 2019년 2660억달러에서 지난해 4449억달러로 65%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영미권에서 ‘대퇴사의 시대’가 도래하며 아마존의 인건비도 급증했다. 대퇴사는 자발적으로 퇴사를 선택한 사람이 크게 늘어난 현상을 일컫는다. 아마존은 초임 트럭 운전기사에게 최고 11만달러(약 1억3000만원)의 연봉을 제시할 만큼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쟁으로 공급망이 타격을 받고 에너지 가격이 뛰자 운송비용도 커졌다는 설명이다.

월가에서는 아마존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배런스에 따르면 아마존에 대해 51명의 애널리스트 중 42명이 매수, 7명이 비중확대 의견을 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성장 등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