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부터 영화관까지 부푸는 기대감…일부 시민은 감염 재확산 우려도
"봄처럼 일상 돌아오길" 자영업자·시민 거리두기 해제 반색
정부가 15일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방침을 발표하자 2020년 3월 22일 첫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이후 2년여 동안 벼랑 끝에 몰렸던 자영업자들은 크게 반가워했다.

많은 시민도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며 정부 조치를 환영했지만, 한쪽에서는 여전히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만명 안팎으로 나오는 상황에서 전면 해제를 걱정하기도 했다.

◇ "2·3차 기대"·"24시간 영업" 들뜬 식당·주점·카페
민상헌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대(코자총) 공동대표는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로서는 다행스럽고 환영한다"며 "이제 코로나로 피해를 본 사람들이 다시 새로운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대 앞에서 라면집을 운영하는 김모(55)씨는 "1차 이후 2차, 3차가 이어져야 하는데 일단 거리두기가 없어지면 좋긴 하다.

다만 확진자 수가 진정되는 게 관건"이라며 "거리두기를 하려고 칸막이 등 물품을 구비했는데 이걸 어떻게 처리할지도 다들 고민일 것"이라고 했다.

이태원에서 24시간 국밥집을 운영하는 한 사장도 "우리는 24시간 영업하니까 밤이나 새벽에 해장하러 오는 손님이 많았는데 거리두기로 포장만 받으니 매출이 반 토막났다"며 "다음 주 월요일부터 다시 24시간 영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근에서 국숫집을 하는 한 사장도 "이태원에서는 모두가 반길 것"이라며 "술집과 클럽도 많고 24시간 영업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니 매출에 확실히 차이가 날 것이다.

다시 사람이 몰리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녹사평역 인근 바에서 일하는 박모(24)씨는 "코로나 전에는 새벽 3시까지 영업했었는데 월요일부터 다시 그렇게 돌아가기로 했다.

낮에는 커피를, 밤에는 술을 팔았는데 아무래도 술이 이익이 훨씬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거리두기에 맞춰 영업시간을 제한했다 풀기를 반복해온 스터디카페들도 회원 수가 늘어날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도봉구의 한 스터디카페 점장은 "개학 시기에 맞춰 최근 회원이 늘어나는 추세였는데 거리두기가 해제되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회원 수가 약 40% 줄었는데 24시간 운영을 하면서 회복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 학원·운동시설·극장 등도 다시 활기
식당과 카페 못지않게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던 학원가나 운동시설, 극장, 예식장 등도 "이제 일상으로 돌아갈 때가 왔다"는 반응이다.

중구에서 20년째 수학학원을 운영하는 김모(56)씨는 "출입명부와 발열 확인을 안 해도 된다고 교육청에서 연락이 왔다"고 웃으며 "오미크론은 감기 수준이라 걱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용산구에서 초등 영어학원을 10년째 운영해온 이모(42)씨도 "아이들이 백신을 안 맞아 마스크 쓰기, 손 씻기, 책상 간 거리두기 등은 자체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라며 "운영이 점점 더 정상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했다.

강북구 한 예식장의 운영실장은 "지금까지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잘 준수해서 이 시기가 온 것으로 생각한다"며 "거리두기 해제에 만족한다"고 했다.

잠실에서 요가학원을 운영하는 손모(43)씨는 "거리두기 정책이 계속 바뀌면서 회원 50% 이상이 빠졌다.

거리두기 완전 해제를 반긴다"며 "그래도 조심할 사람들은 계속 조심하기 때문에 한두 달 안에 매출 회복을 느끼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찾은 신촌 메가박스와 홍대 CGV에는 아직 관객이 거의 없었지만 직원들은 앞으로 늘 것을 기대하며 "가뭄의 단비"라고 반겼다.

CGV 관계자는 "심야 영화를 즐기려는 관객이 영화를 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또 취식 제한이 해제돼 팝콘을 먹으면서 영화를 보려는 고객도 늘 것"이라며 "5월에 '닥터스트레인지', '범죄도시2' 등 기대작들이 대기하고 있어 한층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말했다.

성동구 한 극단의 박모(23) 관계자도 "거리두기 해제로 관객을 많이 받을 수 있어서 기대된다"고 했다.

홍대에서 스크린야구장을 운영하는 김광석(42)씨는 "코로나 전에는 새벽 4시까지 영업하면서 손님들이 맥주도 시키고 안주도 먹고 했는데 거리두기 때 그걸 못해 타격이 컸다.

이제 완전히 해제됐으니 두 달 안에는 예전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웃었다.

"봄처럼 일상 돌아오길" 자영업자·시민 거리두기 해제 반색
◇ 시민은 기대 반 우려 반…"정말 일상회복" vs "감염확산 걱정"
시민들도 상당수 속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일부는 감염 확산을 걱정하기도 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노소연(34)씨는 "2년 동안 코로나 자체에 피로감이 너무 커서 뉴스만 나와도 돌렸는데 거리두기가 해제돼 좋다.

이제 정말로 일상을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대문구에 사는 개인택시 기사 강모(56)씨도 "코로나를 막는다고 막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 같다.

그동안 각종 규제로 힘들게 살아오신 분이 많은데 이제는 거리두기를 푸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근 입사했다는 직장인 김모(24)씨는 "아직 회식도 제대로 못 해서 소속감을 잘 못 느꼈는데 회사 사람들과 더 친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대 인근에서 친구를 기다리던 김모(26)씨도 "시간제한이 사라지면 이제 맘 놓고 밖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실 수 있다"며 "코로나 걱정은 안 된다.

다들 백신 맞지 않았느냐"고 했다.

반면, 취업준비생 권모(24)씨는 "거리두기를 완전히 풀면 아무래도 확진자가 늘어나는 건 불가피할 것 같다.

우리 가족은 이미 다 걸렸었는데 재감염이 걱정된다.

걸려본 사람으로서 너무 괴로웠다"고 우려했다.

건설업 근로자인 송파구민 김근식(71)씨도 "겨울에 다시 확진자가 폭증할까 걱정된다"고,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박윤하(34)씨도 "거리두기 해제로 시원하긴 하지만 혹시 코로나가 더 심해질까 봐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이정현 김준태 안정훈 오명언 오지은 황수빈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