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후보자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후보자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사청문회를 앞둔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이 세입자와 전세 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1년 만에 보증금을 5억3000만원 올려 이목을 끌었다.

15일 공직자 재산공개 등의 자료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본인·배우자 명의로 소유한 서울 서초구 삼풍아파트를 전세로 임대하고 보증금으로 17억 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신고했다.

지난해 12억 2000만원이었던 보증금이 1년 만에 5억3000만원, 약 43%나 인상된 것이다.

현재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대차 계약 연장 시 보증금 상한 폭을 5%로 규정하고 있다.

한 후보자는 세입자와 전세 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보증금을 5억 이상 올려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정상적 거래”라고 해명했다.

한 후보자 측은 "기존 임차인이 계약을 종료하고 본인 소유 주택으로 이사하겠다고 해 시세로 새 임차인을 구하던 중, 기존 임차인이 마음을 바꿔 (한 후보자가) 내놓은 보증금대로 계약을 다시 하자고 해 계약을 새로 체결한 것"이라며 임차인의 의사에 따라 새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같은 임차인이지만 계약 연장이 아닌 새 계약이므로 임대료 인상 상한 규정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 후보자는 현재 도곡동에 있는 타워팰리스에 보증금 16억8000만원에 임대해 거주 중인데, 이 아파트의 보증금은 지난해 16억원에서 5%가량 상승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 측은 “거주 아파트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해 기존 계약이 갱신된 것”이라며 “두 거래 모두 정상적으로 이뤄졌고 당사자 간 아무 다툼도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고위공직자 재산변동 사항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올해 39억37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보유 부동산으로는 서울 서초구 삼풍아파트, 서초구 강남역 아이파크 오피스텔, 경기 부천시 소재 건물이 있다.

금융자산은 기업 주식은 보유하지 않고 있으며, 예금만 1억5000만원을 신고했다. 김앤장 변호사인 배우자도 주식 없이 2억 2700만원의 예금을 보유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오전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하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통과되면 힘센 범죄자들은 사실상 제도적으로 죄를 짓고도 처벌받지 않게 된다"면서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검찰을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직 범죄자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수완박을 서두르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명분 없는 야반도주까지 벌여야 하는지 국민들께서 많이 궁금해하실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