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년 전통을 자랑하는 피아노 제조사 스타인웨이가 미국 증시에 상장된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스타인웨이 뮤지컬 인스트루먼츠홀딩스가 지난 1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스타인웨이의 기업가치 평가액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기업공개(IPO) 주관사는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다.

스타인웨이는 독일계 이민자 헨리 엥겔하르트 스타인웨이가 1853년 미 뉴욕 맨해튼에서 설립한 피아노 제조회사다. 2013년 미 투자회사 폴슨앤드코에 인수됐다. 당시 스타인웨이의 대주주였던 한국 삼익악기와 투자회사 콜버그 등이 가세해 스타인웨이를 인수하기 위해 치열한 입찰 전쟁을 벌였다. 최종 인수자가 된 폴슨앤드코는 이후 스타인웨이를 상장폐지했는데, 이번에 다시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명품 그랜드 피아노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 시장의 성장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글로벌 명품 피아노 시장이 2026년까지 연간 6.4%씩 성장해 1조3000억달러(약 16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전체 4000만 명가량의 피아노 소비자들이 연간 40만 대에 달하는 피아노를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스타인웨이가 만드는 피아노는 소매가격이 대당 6만~34만달러를 호가한다. 스타인웨이의 제조 공장은 뉴욕과 독일 함부르크 두 곳에만 있고, 주문 후 제작까지 6개월가량 걸린다.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등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이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애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뉴욕 카네기홀 등 전 세계 공연장의 90% 이상에 스타인웨이 피아노가 들어가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