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스프 벤츠코리아 '배당잔치'에…출렁이는 환율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외국계 기업 배당 1.1조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바스프(2910억원)와 크레디트스위스(1650억원) JP모간(1595억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1473억원) 에르메스코리아(1050억원) 볼보그룹코리아(700억원) BMW코리아(700억원) 샤넬코리아(690억원)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540억원) 포르쉐코리아(405억원) 등 외국계 기업 10곳의 배당금액은 1조171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 배당금(6321억원)과 비교해 85.3% 불어난 금액이다. 이들 기업은 외국계 자본이 지분 100%를 보유한 12월 결산 비상장법인 가운데 배당금이 100억원을 넘는 곳이다.외국계 기업들이 한국 사업장을 ‘현금 인출기’로 인식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들 기업 가운데 크레디트스위스(배당 성향 134.6%) 볼보그룹코리아(122.4%) 한국바스프(104.9%) 포르쉐코리아(104.9%)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100%) 등의 배당성향(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비율)은 100%를 웃돌았다. 작년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지급한 배당액이 더 많다는 의미다. 외국계 기업은 배당은 물론 각종 로열티(사용료) 명목으로도 해외에 적잖은 자금을 송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외국계 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 기저효과 등으로 작년 실적이 전년 대비 기준으로 급증하자 배당도 덩달아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시장 '적신호'
외국계 기업의 배당 확대가 경상수지 적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월 결산 외국계법인들의 배당금 송금 시점은 통상 4월에 몰린다. 이들 배당이 몰리면서 4월은 배당소득수지·경상수지가 동시에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외국계 기업이 해외 본사에 송금하는 배당금이 커질수록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본원소득수지(배당소득수지)의 적자폭이 불어나기 때문이다. 2019년 4월과 2020년 4월에 경상적자가 난 배경이기도 하다.
외국인 투자자들과 국제 신용평가사는 '수출주도 경제'인 한국의 핵심 펀더멘털(기초체력) 지표로 경상수지를 꼽는다. 경상적자는 외국자본 유출과 신용도 훼손으로 직결될 수 있고, 원·달러 환율 상승 재료로도 작용할 수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적 통화정책에 12월 결산법인의 배당 송금 수요까지 겹치면서 달러 강세 흐름이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