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삶의 기회 얻어"…이창용 인생의 터닝포인트 [조미현의 BOK 워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오는 19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서면답변을 제출했는데요. 통화정책 수장으로서의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과 시각을 엿볼 수 있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한은 총재 후보자에 지명된 개인적인 소회에 대해 진솔하게 언급한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 후보자는 '한은 총재가 되기로 마음먹게 된 시기, 이유와 한은 총재로서 개인적 목표가 무엇이냐'는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이 크게 악화됐던 적이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 후보자는 "그 시기는 저의 삶을 되돌아보는 중요한 터닝포인트기도 했다"며 "학자로서, 정부와 국제기구의 일원으로서 못다 한 일들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다행히도 이후 건강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1년 전쯤 직무에 복귀할 수 있었고, 제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삶의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후보자는 "그러던 중 한은 총재 후보자로 지명이 되었는데, 이는 제가 다시 한번 국가 경제를 위해 봉사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돼 이에 응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지난 1월 말께 청와대로부터 여러 후보 중 한 명으로 검증동의서를 요청받았다는 게 이 후보자 설명입니다. 이후 후보자로 공식 지명된 지난달 23일 직전 청와대로부터 지명 절차에 들어가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후보자는 '다른 사람에 비해 한은 총재로서 적합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다른 분들과 비교해 한은 총재로서 더 적합하다, 아니다를 말씀드리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제가 가진 큰 자산을 하나 꼽으라면, 지난 10년 간 주요 국제기구에서 근무하면서 나름대로 축적한 풍부한 국제 경험과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읽는 시야라고 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그동안 쌓아온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 또한 한은 총재로서 업무를 수행하고 우리나라와 한은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후보자는 "만일 제게 한은 총재로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동안 국내외에서 쌓아온 전문지식과 실무 경험, 그리고 인적 네트워크를 토대로 우리 경제 앞에 놓인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고 안정적 성장의 틀을 마련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