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엔지니어링 "안데스산맥 속 페루 신공항도 맡았죠"
마추픽추. 해발 2437m 고지대에 자리한, 연간 방문객이 570만 명에 이르는 잉카제국의 대표 유적지다. 페루 마추픽추로 들어가는 관문인 친체로신공항은 2025년 완공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이다.

국내 1위 건설엔지니어링 전문회사 도화엔지니어링은 친체로공항의 4㎞ 길이 활주로와 탑승구 13개를 비롯해 계류장과 터미널 등의 설계를 검토하고 시공업체 선정, 공정 운영 관리 등 사업총괄관리(PMO)를 수행하고 있다. 박승우 도화 대표(사진)는 “험준한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을 고려해 최첨단 설계 공법 등을 다수 개발해 적용했다”고 말했다.

도화엔지니어링 "안데스산맥 속 페루 신공항도 맡았죠"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도화엔지니어링은 도로와 철도, 상하수도, 플랜트, 공항과 항만 등 다양한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의 토목 설계 및 감리 업무를 수행하는 건설엔지니어링 전문회사다. 지난해 매출 5773억원에 영업이익 20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약 27%에 달한다. 2위 업체의 두 배 이상이다. 매출은 국내에서 70%, 해외에서 30%가 나온다.

1957년 설립된 도화엔지니어링은 ‘국내 최초’ 기록을 쌓아왔다. 1975년 이란 코람샤 항만 공사 설계를 맡으며 국내 설계회사로는 처음으로 해외 프로젝트에 진출했다. 이듬해 아시아개발은행(ADB), 1985년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에 등록하며 일찌감치 해외 SOC 사업에 진출했다.

그동안 수행한 국내외 건설 프로젝트는 작년 말 누적 기준으로 1만4624건이 넘는다. 현재 세계에서 200여 개 프로젝트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해외 건설플랜트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도화는 2020년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도화엔지니어링은 우수 인력 확보에 일찍부터 많은 공을 들였다. 1988년 업계 최초로 공채 시스템을 도입했다. 직원 2400여 명 중 4분의 1인 600여 명이 기술사다. 업계에서는 도화의 기술사가 경쟁 회사보다 최대 다섯 배 이상 많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술사는 공학 계통 최고 난도의 자격증이다. 4년제 대학 졸업 후 4년 이상의 실무 경력을 쌓은 응시자를 대상으로 한 1차 필기시험 합격률이 5%에 불과하다. 자격을 따면 설계부터 시공, 감리까지 토목 관련 모든 업무를 독자 수행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임원을 포함해 회사에서 팀장 이상 직책을 맡기 위해서는 기술사 자격증이 필수”라며 “기술사 자격증을 받으면 매년 500만원 이상의 수당을 누적해서 추가로 지급하는 등 업계 최고 대우를 하고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1978년 현대건설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1982년 도화에 합류해 2012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주가는 연초 저점 대비 10.99% 올랐지만, 전반적인 증시 침체 탓에 7200~7800원 사이 박스권을 오가고 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