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고강도 검증' 벼르는 민주…청문회 보이콧도 만지작

더불어민주당은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해 '청문회 보이콧' 카드까지 시사하며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 인사청문 태스크포스(TF) 단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 15일 YTN라디오에서 "한 후보자는 오만방자하고 검찰국가를 완성하려는 확신범"이라고 한 뒤 "청문회에 발을 들여놓게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청문회 자체를 보이콧 하겠다는 말이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국민의힘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이 강력 반발한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는 '청문회 보이콧'이 아직은 '엄포용'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한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음에도 민주당의 검찰 수사권 분리 입법에 "야반도주"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판하는 등 민주당과 정면충돌을 불사하는 듯한 모습에 '경고장'을 날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주 들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인사청문회 정국을 앞두고 기선 잡기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현영 대변인은 17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관련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동훈 청문회 보이콧' 가능성과 관련, "아직까진 (민형배 의원) 개인 의견이지 지도부 의견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당사자인 민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청문회 보이콧' 발언과 관련 "그만큼 제대로 살펴보겠다는 것"이라며 수위를 낮췄다.

다만 민주당에서는 한 후보자를 '낙마 1순위'로 꼽으며 고강도 검증을 벼르고 있다.

'전세금 내로남불' 논란을 비롯해 장녀의 과거 삼성전자 주식 보유, 인척 성 비위 사건 등 지금까지 거론된 의혹을 포함해 전방위로 샅샅이 뒤져보겠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제대로 청문회를 열어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면서 "낙마 수준으로 갈 정도로 철저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주말에도 한 후보자를 겨냥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

여권 인사인 황교익 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후보자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법안을 '야반도주'에 빗댄 것과 관련, "한 후보자가 휴대폰의 비밀번호를 내놓지 않는 것이 야반도주에 비유될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앞서 한 후보자는 전 채널A 기자 이모 씨와 제보자 협박을 공모한 혐의로 수사를 받을 당시 본인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검찰에 제공하지 않은 바 있다.

한 후보자는 당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와 관련, 황 씨는 "검수완박은 검찰에 있던 수사권을 경찰에 넘기는 것이다.

검수완박으로 국가의 수사권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죄를 짓지 않았으면 야반도주할 일도 없듯이 죄를 짓지 않았으면 (채널A 사건과 관련)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내놓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허종식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한 후보자의 '야반도주' 비유를 거론, "국회가 죄 짓고 도망가는(그것도 야밤에) 범죄집단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허 의원은 이어 "검찰이 그동안 국회를 얼마나 우습게 알았으면 이렇게 말할까"라며 "칼을 든 파도와 싸울일만 남은 것 같다.

마음이 단단해진다"라고 썼다.

박용진 의원은 전날 TV조선 방송에 출연, 한 후보자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임명"이라고 비판하며 "이번 인사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국민통합 약속은 사라지게 되었고 진영간 날카로운 대립만 남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