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자는 "최근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이직이 증가하게 된 배경에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약해진 MZ세대의 변화한 직업관에 더해 조직 운영이 경직적이고 처우 수준도 낮다는 내부적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렇게 밝혔습니다.
한때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던 한은의 임금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한은의 1인당 평균 보수(2020년 기준)는 1억62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업은행(1억1200만원), 예탁결제원(1억1103만원), 기업은행(1억713만원), 금융감독원(1억658만원), 수출입은행(1억451만원) 등 주요 금융 공공기관과 비교하면 급여 수준이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신입직원의 초임은 4900만원입니다. 한은은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임금은 정부의 통제를 받습니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한은의 임금인상률은 매년 0~2%대에 머물렀습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월급이 깎이는 셈입니다.
그렇다고 한은의 임금 수준이 낮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임금인상률이 정체에 가깝다 보니 과거와 비교했을 때 더 이상 한은을 다니는 데서 자부심을 찾기가 어렵다는 얘깁니다.
실제 지난해까지 10년간 한은에서 중도 퇴직한 직원은 311명입니다. 이 가운데 20·30대는 135명에 이릅니다. 성과에 따라 높은 연봉을 주는 민간 금융사나 증권사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보입니다.
한은은 이주열 전 총재 시절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노조 반대 등의 이유로 무산됐습니다.
한은은 기본급과 함께 평가상여금을 차등 지급하고는 있지만, 차등 폭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지난해 한은의 의뢰를 받은 글로벌 인사컨설팅 기업 머서는 점진적으로 평가상여금 차등 폭을 키워야 한다고 한은에 권고했습니다. 평가상여금 지급액 격차가 벌어지면 같은 연차 직원이라도 연봉 차이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이렇게 변화가 이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한국 최고의 전문가 집단이라는 위상에 걸맞은 대우가 필요하다는 한은 내부의 기대와 성과에 따른 보상을 해야 한다는 요구 사이에 어떤 균형을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