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회장이 창업 26년 만에 재계 순위 19위의 거대 금융그룹 수장이 된 비결은 ‘도전 정신’이다.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나가는 것뿐”이라는 게 그의 지론. SK생명(2005년)·대우증권(2015년) 인수도, 영국 미국 등 전 세계 15개국(40개 법인) 진출도 그런 신념으로 밀어붙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주식형 ETF 시장에서 20년 ‘부동의 1위’ 삼성자산운용을 꺾어 주목받기도 했다. ETF 시장에 삼성보다 6년 늦게 들어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 기업에 투자하는 ETF 시장 선점에 주력했다. 2018년 2월 미국의 ETF 전문운용사 ‘글로벌X’를 5000억원에 인수해 해외시장 공략의 교두보를 구축했다. 인수 당시 100억달러였던 순자산은 현재 430억달러로 330% 불어났다. 중국 전기자동차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 ETF는 출시 1년 만에 순자산이 3조원을 돌파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올 하반기부터 인도 주식 매매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소식이다. 미래에셋증권 지점 방문이나 전화 주문을 통해 인도 상장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서비스다. 인도 주식시장이 해외 투자자에게 개방되는 첫 케이스라고 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식시장이 한국 투자자에게 활짝 열리는 셈이다. 박 회장의 꿈은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만드는 것이다. 그의 도전과 성공은 한국 샐러리맨들의 희망이자 전범(典範)이 되고 있다. 그의 명함에는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라는 직함 대신 ‘투자전략가 박현주’가 새겨져 있다.
박수진 논설위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