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훈련 열심히 해서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
김연아 이후 16년 만에 주니어세계선수권 은메달 따고 귀국

은메달 딴 '피겨소녀' 신지아 "고난도 점프 훈련 중"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세계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입상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기대주 신지아(14·영동중)는 고난도 기술 훈련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더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신지아는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 만나 "그동안 (트리플 악셀 등) 고난도 점프를 훈련했다"며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잠시 고난도 훈련을 멈추고 프로그램에 있는 기술 요소 훈련에 전념했는데, 앞으로 더 좋은 연기를 펼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지아는 최근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 클린 연기를 펼치며 총점 206.01점을 획득, 미국의 이사보 레비토(15·206.55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피겨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건 '피겨퀸' 김연아(2005년 은메달, 2006년 금메달) 이후 16년 만이다.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는 국제 주니어 피겨대회 중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그동안 한국 선수 중 입상한 이는 김연아가 유일했다.

신지아의 연기력은 국내 시니어 선수들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국내 간판급 선수들도 소화하기 힘든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벽하게 수행하고, 스핀·스텝 시퀀스 등 비점프 요소도 흠잡을 데 없이 연기한다.

그는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스텝시퀀스를 제외한 모든 비점프 요소에서 최고 레벨 4를 받았다.

은메달 딴 '피겨소녀' 신지아 "고난도 점프 훈련 중"
무엇보다 성장 속도가 무섭다.

신지아는 올 시즌 처음으로 국제대회에 데뷔한 신인이다.

그는 중압감을 느낄 수 있는 국제 메이저대회에서 흔들림 없이 자신의 연기에 집중하는 강한 멘털까지 과시했다.

다만 올림픽 등 시니어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있다.

현재 신지아의 신장은 148㎝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보통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은 성장 과정에서 체형 변화가 이뤄지면서 슬럼프를 겪는 경우가 많다.

체력 관리도 숙제다.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선 고난도 점프를 가산점이 붙는 후반부에 연기해야 하지만, 현재 신지아는 체력이 뒤따라주지 않아 연기 앞부분에 수행한다.

신지아도 본인 앞에 놓인 숙제가 무엇인지 인지하고 있다.

그는 "평소 달리기로 체력 훈련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체력을 쌓아서 고난도 점프를 연기 후반부에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훈련하는 게 힘들지 않나'라는 질문엔 "힘들긴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스케이트를 타는 것이라서 괜찮다"며 웃었다.

은메달 딴 '피겨소녀' 신지아 "고난도 점프 훈련 중"
부산 출신인 신지아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우연히 집 앞에 있는 빙상장에 놀러 갔다가 스케이팅에 재미를 붙여 본격적으로 피겨스케이팅 훈련을 시작했다.

그는 본격적으로 피겨 선수 생활을 하기 위해 부모님과 서울로 상경했고, 초등학교 5학년 때 3바퀴를 도는 트리플 단독 점프 5종을 소화했다.

은메달 딴 '피겨소녀' 신지아 "고난도 점프 훈련 중"
2008년생인 신지아는 롤모델을 묻는 말엔 망설임 없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연아의 이름을 말했다.

그는 "당연히 김연아 언니가 내 롤모델"이라며 "아직은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라는 말엔 "노력하는 선수"라고 또박또박 말했다.

그는 '이제 하고 싶은 것이 있나'라는 질문에 "그냥 가족들과 놀러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훈련보다 인터뷰가 더 어려운 것 같다"라며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