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검수완박 통과되면 국회 입법권 박탈한다고 尹측이 말했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박민식, MBC 라디오서 "차라리 국회 입법권 박탈시키라는 것이 국민 목소리" 발언
포털 사이트에는 "완전 박탈해야" 제목하에 인터뷰 전문 올라 와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강행처리 움직임을 놓고 정치권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20일 일부 언론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윤석열 당선인 측이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면 국회 입법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했다"는 보도와 관련 글이 확산하고 있다.
이들 기사와 글에는 "민주주의 근간인 삼권분립을 무시하는 것" "법 공부한 사람이 맞냐" "삼권분립보다 검찰권이 중요하신 분" "군사정권 시절에나 나올 법한 발언" 등의 비난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 보도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특별보좌역인 박민식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 발언이 계기가 됐다.
포털 사이트에서는 해당 방송의 인터뷰 전문이「[시선집중] 당선인 측 "검수완박? 국회 입법권 완전 박탈해야…尹, 수수방관 않을 것"」(네이버) 「[시선집중] 당선인 측 "검수완박? 차라리 국회 입법권을 완전 박탈해야"」(다음)과 같은 제목으로 제공되고 있다.
이 같은 제목으로 인해 네티즌들은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면 국회 입법권을 완전히 박탈해야 한다고 윤 당선인 측이 말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실제 라디오 방송 내용을 확인한 결과 박 전 의원의 발언 내용은 제목과는 달랐다.
박 전 의원은 민주당의 입법 시도를 입법 쿠데타라고 규정한 이유를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국회의 입법권이란 것도 헌법 아래 있는 것"이라며 "법을 마음대로 만든다는 것은 총칼로 쿠데타 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항간에 이런 말이 있다"며 "검수완박 지금 이것 때문에 문제가 되는데, 그런 말도 안 되는 법을 만드는 국회라고 하면 차라리 국회의 입법권을 완전 박탈시키라는 것이 국민의 목소리"라고 덧붙였다.
이후 윤 당선인과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검수완박법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다"고 전제하면서 "취임 전이기는 하지만 대통령 당선인도 이런 국민 기본권을 깡그리 짓밟는, 또 헌법을 팽개치는 입법이 강행 처리되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계속 이것을 수수방관할 순 없지 않으냐, 저 개인적으로 그런 추론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리하면, 윤 당선인이 '검수완박' 법안의 강행 처리 상황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개인적인 예상을 언급한 것은 맞지만, 국회의 입법권 박탈에 대해 직접적인 의지를 표명하거나 전달한 것은 아니다.
박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검찰, 경찰, 국회 중에서 국회가 꼭 국민의 신뢰도가 높다고 할 수 없는데 그런 식으로 검찰 수사권 박탈을 할 것 같으면 신뢰도가 낮은 국회부터 입법권을 박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비유적인 표현이었다"며 "민주주의 시대에 (입법권 박탈이) 말이 되는 소리며, 당선인이 입법권을 박탈하라고 할 사람이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국회의 가장 큰 권한은 법률을 제·개정하는 입법권으로, 헌법 40조에서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회에서 입법권을 박탈하려면 헌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172석의 거대 의석수를 가진 상황에서 이 같은 시도 자체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데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도 이에 동의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박 전 의원도 "우리 당은 국회의원이 없냐"며 "(입법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것은)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악의적인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MBC 라디오 홈페이지에는 해당 방송분이 「"입법권 남용의 끝판왕! 즉각 중단해야"」의 제목으로 소개돼 포털 사이트 제목과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MBC 홈페이지 내의 제목은 프로그램 제작진이 사전에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예상되는 내용으로 미리 달아놓는 반면 포털에 송고되는 방송 전문의 제목은 방송 후 출연자가 했던 말을 중심으로 작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MBC 라디오 측의 설명이다.
'김종배의 시선집중' 연출을 맡은 안동진 PD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볼 때 가장 주목할 만한 단어를 뽑아서 제목을 단다"며 "방송 당시 문자 반응도 해당 발언과 관련해서 많이 왔고 구구절절 길게 쓸 수 없어서 그렇게 표현한 것이며 가치판단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팩트체크팀은 팩트체크 소재에 대한 독자들의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이메일()로 제안해 주시면 됩니다.
>>
/연합뉴스
포털 사이트에는 "완전 박탈해야" 제목하에 인터뷰 전문 올라 와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강행처리 움직임을 놓고 정치권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20일 일부 언론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윤석열 당선인 측이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면 국회 입법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했다"는 보도와 관련 글이 확산하고 있다.
이들 기사와 글에는 "민주주의 근간인 삼권분립을 무시하는 것" "법 공부한 사람이 맞냐" "삼권분립보다 검찰권이 중요하신 분" "군사정권 시절에나 나올 법한 발언" 등의 비난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 보도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특별보좌역인 박민식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 발언이 계기가 됐다.
포털 사이트에서는 해당 방송의 인터뷰 전문이「[시선집중] 당선인 측 "검수완박? 국회 입법권 완전 박탈해야…尹, 수수방관 않을 것"」(네이버) 「[시선집중] 당선인 측 "검수완박? 차라리 국회 입법권을 완전 박탈해야"」(다음)과 같은 제목으로 제공되고 있다.
이 같은 제목으로 인해 네티즌들은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면 국회 입법권을 완전히 박탈해야 한다고 윤 당선인 측이 말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실제 라디오 방송 내용을 확인한 결과 박 전 의원의 발언 내용은 제목과는 달랐다.
박 전 의원은 민주당의 입법 시도를 입법 쿠데타라고 규정한 이유를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국회의 입법권이란 것도 헌법 아래 있는 것"이라며 "법을 마음대로 만든다는 것은 총칼로 쿠데타 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항간에 이런 말이 있다"며 "검수완박 지금 이것 때문에 문제가 되는데, 그런 말도 안 되는 법을 만드는 국회라고 하면 차라리 국회의 입법권을 완전 박탈시키라는 것이 국민의 목소리"라고 덧붙였다.
이후 윤 당선인과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검수완박법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다"고 전제하면서 "취임 전이기는 하지만 대통령 당선인도 이런 국민 기본권을 깡그리 짓밟는, 또 헌법을 팽개치는 입법이 강행 처리되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계속 이것을 수수방관할 순 없지 않으냐, 저 개인적으로 그런 추론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리하면, 윤 당선인이 '검수완박' 법안의 강행 처리 상황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개인적인 예상을 언급한 것은 맞지만, 국회의 입법권 박탈에 대해 직접적인 의지를 표명하거나 전달한 것은 아니다.
박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검찰, 경찰, 국회 중에서 국회가 꼭 국민의 신뢰도가 높다고 할 수 없는데 그런 식으로 검찰 수사권 박탈을 할 것 같으면 신뢰도가 낮은 국회부터 입법권을 박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비유적인 표현이었다"며 "민주주의 시대에 (입법권 박탈이) 말이 되는 소리며, 당선인이 입법권을 박탈하라고 할 사람이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국회의 가장 큰 권한은 법률을 제·개정하는 입법권으로, 헌법 40조에서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회에서 입법권을 박탈하려면 헌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172석의 거대 의석수를 가진 상황에서 이 같은 시도 자체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데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도 이에 동의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박 전 의원도 "우리 당은 국회의원이 없냐"며 "(입법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것은)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악의적인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MBC 라디오 홈페이지에는 해당 방송분이 「"입법권 남용의 끝판왕! 즉각 중단해야"」의 제목으로 소개돼 포털 사이트 제목과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MBC 홈페이지 내의 제목은 프로그램 제작진이 사전에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예상되는 내용으로 미리 달아놓는 반면 포털에 송고되는 방송 전문의 제목은 방송 후 출연자가 했던 말을 중심으로 작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MBC 라디오 측의 설명이다.
'김종배의 시선집중' 연출을 맡은 안동진 PD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볼 때 가장 주목할 만한 단어를 뽑아서 제목을 단다"며 "방송 당시 문자 반응도 해당 발언과 관련해서 많이 왔고 구구절절 길게 쓸 수 없어서 그렇게 표현한 것이며 가치판단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팩트체크팀은 팩트체크 소재에 대한 독자들의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이메일()로 제안해 주시면 됩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