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대란 뚫은 현대차·기아, 유럽 점유율 3위…르노그룹 제쳤다
현대자동차가 차량용 반도체 등 글로벌 부품 공급난 여파를 뚫고 지난 1분기 유럽 자동차 시장 점유율 3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이 유럽에서 3위에 오른 것은 역대 1분기 기준으로 처음이다.

20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1분기 유럽에서 26만9350대를 판매했다. 전년 1분기 대비 21.3% 상승했다. 유럽 자동차 판매량이 같은 기간 12.3% 감소한 와중에 판매량을 오히려 늘렸다. 현대차·기아 점유율은 9.8%로 폭스바겐그룹(23.8%), 스텔란티스(19.0%)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기준 BMW를 넘어 4위에 오른 뒤, 올해 1분기엔 8.8% 점유율을 기록한 르노그룹도 제쳤다. BMW그룹(7.3%), 도요타그룹(7.1%), 메르세데스벤츠(5.9%), 포드,(4.8%), 볼보(2.4%), 닛산(2.1%)이 뒤를 이었다.

전년 대비 1분기 판매량이 늘어난 완성차그룹은 현대차·기아 21.3%, 도요타그룹 0.1%, 마쓰다 8.9%, 혼다 33.%로 한국과 일본 기업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와이어링 하니스(전선 뭉치)’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공장 셧다운이 이어진 영향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생산을 못 하는 상황에서 현대차·기아가 해외 생산 및 수출 차량에 반도체를 집중한 결과”라며 “프랑스에 본사를 둔 양산 브랜드인 르노를 제쳤다는 점이 주목할 점”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차종은 현대차 투싼(3만1051대), 코나(2만1738대), i20(1만1380대), 기아 현지 전략차종 씨드(3만8995대), 스포티지(3만1253대), 니로(2만2887대) 등이다. 전기차는 1분기 4만2599대 판매돼 전년 동기보다 59.4% 증가했다. 니로 전기차(1만2958대), 코나 일렉트릭(9650대)이 인기였고,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한 EV6(사진)는 8669대, ‘세계 올해의 차’ 상을 받은 아이오닉 5는 8041대 팔렸다.

LMC오토모티브는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상황이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장기화하면 수요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올해 유럽의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1063만대로 전년 대비 0.4% 증가에 그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