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콥스키 콩쿠르' 국제연맹에서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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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총회 열어 회원 자격 박탈
세계 3대 대회서 국내행사 추락
세계 3대 대회서 국내행사 추락
클래식 음악계의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음악콩쿠르 세계연맹(WFIMC)에서 퇴출됐다.
유네스코 산하 기구로 세계 116개 국제 콩쿠르가 가입한 WFIMC는 지난 13일 긴급 총회를 열어 압도적 다수의 찬성으로 차이콥스키 콩쿠르의 회원 자격을 박탈했다고 19일 공식 발표했다.
WFIMC의 피터 폴 카인라드 의장과 플로리안 리엠 사무총장은 이날 공동 이름으로 낸 입장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혹한 전쟁과 인도주의적 잔학 행위에 직면해 WFIMC는 러시아 정권이 자금을 지원하고 홍보 도구로 사용하는 콩쿠르를 지원하거나 회원으로 가질 수 없다”며 차이콥스키 콩쿠르의 퇴출 이유를 밝혔다.
1958년 시작한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는 모스크바에서 4년마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성악, 목관악기 및 금관 부문에서 열린다. 반 클라이번(1958년 피아노 1위), 블라디미르 아시케나지, 존 오그던(1962년 피아노 공동 1위), 기돈 크레머(1970년 바이올린 1위) 등 세계적인 음악가를 배출하며 폴란드 쇼팽 콩쿠르,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자리 잡았다. 한국 수상자로는 정명훈(1974년 피아노 2위), 손열음(2011년 피아노 2위), 조성진(2011년 피아노 3위) 등이 있다.
‘친(親)푸틴’ 성향의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위원장으로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WFIMC의 이번 퇴출 결정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서구를 비롯해 세계 유망한 젊은 음악가들에게 당장 내년에 열리는 대회부터 참가를 보이콧할 명분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한정호 음악평론가는 “WFIMC가 음악가들뿐 아니라 서구의 유수한 피아노 제조 메이커 등이 내년에 열리는 대회의 후원을 거부할 수 있는 계기를 먼저 마련한 것”이라며 “대회를 ‘클래식판 러시아 전국체전’으로 고립시켜 대회 수상자들이 게르기예프가 주는 일자리 이외에 서구에서 사실상 활동하기 힘들 것이라는 점을 사전에 경고하는 의미도 있다”고 분석했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
유네스코 산하 기구로 세계 116개 국제 콩쿠르가 가입한 WFIMC는 지난 13일 긴급 총회를 열어 압도적 다수의 찬성으로 차이콥스키 콩쿠르의 회원 자격을 박탈했다고 19일 공식 발표했다.
WFIMC의 피터 폴 카인라드 의장과 플로리안 리엠 사무총장은 이날 공동 이름으로 낸 입장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혹한 전쟁과 인도주의적 잔학 행위에 직면해 WFIMC는 러시아 정권이 자금을 지원하고 홍보 도구로 사용하는 콩쿠르를 지원하거나 회원으로 가질 수 없다”며 차이콥스키 콩쿠르의 퇴출 이유를 밝혔다.
1958년 시작한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는 모스크바에서 4년마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성악, 목관악기 및 금관 부문에서 열린다. 반 클라이번(1958년 피아노 1위), 블라디미르 아시케나지, 존 오그던(1962년 피아노 공동 1위), 기돈 크레머(1970년 바이올린 1위) 등 세계적인 음악가를 배출하며 폴란드 쇼팽 콩쿠르,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자리 잡았다. 한국 수상자로는 정명훈(1974년 피아노 2위), 손열음(2011년 피아노 2위), 조성진(2011년 피아노 3위) 등이 있다.
‘친(親)푸틴’ 성향의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위원장으로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WFIMC의 이번 퇴출 결정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서구를 비롯해 세계 유망한 젊은 음악가들에게 당장 내년에 열리는 대회부터 참가를 보이콧할 명분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한정호 음악평론가는 “WFIMC가 음악가들뿐 아니라 서구의 유수한 피아노 제조 메이커 등이 내년에 열리는 대회의 후원을 거부할 수 있는 계기를 먼저 마련한 것”이라며 “대회를 ‘클래식판 러시아 전국체전’으로 고립시켜 대회 수상자들이 게르기예프가 주는 일자리 이외에 서구에서 사실상 활동하기 힘들 것이라는 점을 사전에 경고하는 의미도 있다”고 분석했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