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7시, 강남역, 6명, 한우, 룸.”

이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식당을 찾으려면 포털 사이트에서 리뷰를 뒤져보거나 식당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확인해야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한 앱이 있다. 3000여 개 음식점이 입점한 캐치테이블이다. 지역, 메뉴, 매장 이름을 선택해 식당을 예약할 수 있다. 매장에 구축된 데이터베이스(DB)와 연동해 실시간으로 예약을 확정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예약 실패 사례를 확 줄였다.

캐치테이블 운영사인 와드의 용태순 대표(사진)는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숙박 앱에서 시작한 야놀자가 데카콘 기업(기업가치 10조원 이상 비상장사)을 넘보는 종합 여가 플랫폼으로 성장한 것처럼 캐치테이블도 외식할 때 떠올리는 슈퍼 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용 대표가 야놀자를 예시로 든 건 기업 간 거래(B2B)와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를 모두 장악하는 게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는 “야놀자가 호텔자산관리시스템(PMS) 같은 B2B 서비스를 통해 B2C 서비스와 시너지 효과를 낸 것처럼 캐치테이블도 그 길목에 서 있다”고 했다. 캐치테이블은 B2B 서비스로 각 식당에 고객 예약 현황이나 방문 횟수, 노쇼 여부와 같은 고객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용 대표는 1990년대 서울 면목동에서 호프집 ‘투다리’를 운영하는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종종 가게 일을 돕곤 했다. 요식업을 하는 어머니를 보며 자연스럽게 사업의 꿈을 키웠다는 게 그의 말이다. 광고, 게임회사에 몸담았을 때도 마흔 살 안에 창업하겠다고 다짐했다.

그가 투다리 출근 후 항상 가장 먼저 한 일은 노트를 펴는 것이었다. 일자로 선을 긋고, 테이블 번호를 적어넣었다. 그러던 중 ‘포스(POS·판매시점관리)기’라는 신문물을 접하게 됐다. 용 대표는 “그때 요식업계에 디지털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캐치테이블 창업 초기엔 시련을 겪었다. 처음 B2B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발로 뛰어야 했다. 경기 판교 식당을 이 잡듯 찾아다녔지만 환영해주는 식당은 찾기 어려웠다. 용 대표는 “잡상인 취급에 욕먹는 건 기본이고, 재수 없다며 소금을 뿌려대는 매장도 있었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매장을 유치하자 가능성을 눈여겨보는 벤처캐피털(VC)이 속속 생겨났다.

DB를 확보한 뒤 소비자를 대상으로 출시한 식당 예약 플랫폼은 대성공을 거뒀다. 매달 128만 명이 쓰는 앱이 됐다. 최근 30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도 유치했다. 용 대표는 “150조원 넘는 요식업 시장을 거머쥐기 위해 이제 본격적으로 도약을 준비하는 단계”라고 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