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하기 위해 자신의 재산 150억달러(약 18조5000억원)를 더 쓸 용의가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머스크가 나머지 자금을 어떻게 충당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미국 월스트리트의 대형 투자사들은 그와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뉴욕포스트는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 확보를 위해 개인 자산 100억~150억달러를 더 투입할 생각이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머스크가 현재까지 확보한 트위터 지분 9.1%는 34억달러어치다. 머스크는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수십억달러를 추가 조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하지만 머스크는 외부 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가 제시한 트위터 인수가액은 430억달러여서 머스크가 사재를 털고 주식담보대출을 받는다 해도 외부 자금이 200억~300억달러가량 필요하다. 머스크는 미국 은행 모건스탠리에 100억달러의 대출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가의 ‘큰손’ 상당수가 머스크를 불신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미국 대형 투자회사인 블랙스톤과 비스타에쿼티파트너스, 브룩필드자산운용은 트위터 인수전에 관여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가 대형 투자사들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등과 갈등을 빚으며 돌출 발언을 이어가는 머스크의 행동을 탐탁지 않게 보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부활시키며 정치적 논란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적대적 인수합병(M&A)과 관련한 투자를 꺼리는 월가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단 트위터 인수에 관심을 보인 투자회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는 머스크와의 협력을 고려하고 있다.

월가에선 머스크가 제시한 트위터 인수가액이 기업가치에 비해 과도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