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주거비 빠진 이상한 물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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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 칼럼] 주거비 빠진 이상한 물가지수](https://img.hankyung.com/photo/202204/AA.29698579.1.jpg)
여기엔 착시가 숨어 있다. 무엇보다 자가 주거비가 빠져 있다. 자가 주거비란 대출 이자나 재산세, 감가상각비 등 소유 주택을 직접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을 말한다. 우리나라 주거비는 소비자물가의 9.8%를 차지하는 집세 항목으로 들어가는데, 자가 주거비는 뺀 채 전·월세 등락만 반영한다. 자가 주거비를 합친 주거비를 높은 비율로 반영하는 주요 선진국과 대조적이다. 자가 주거비를 포함한 미국의 주거비 비중은 32%에 달한다. 한국의 물가 상승 압력이 미국보다 작지 않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 공포에 휩싸여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물가 동향을 보고받은 자리에서 “물가를 포함한 민생안정 대책을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그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물가상승 국면이 적어도 1~2년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국은) 주거비 상승이 높았는데도 소비자물가지수에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부분도 있어 서민 고통이 커진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국민의 소비생활에 관한 중요 좌표일 뿐 아니라 경기판단 지표, 임금이나 국민연금 수준 결정 기준, 각종 통계자료의 디플레이터(가격변동지수) 역할을 한다. 통계가 먼저 바로 서야 경제정책이 바로 선다.
유병연 논설위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