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도 풀렸는데…끝나지 않은 코로나 '롱코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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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누적 코로나19 확진자가 1600만 명을 넘어섰다. 방역당국은 일정 격리 치료 기간을 거치면 공식적으론 코로나19로부터 완치됐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짧게는 몇 달, 길게는 2년 이상 코로나19로 인한 갖가지 증상을 호소하고 불편함을 겪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인체 감염 질병 중 일부는 장기 후유증이나 합병증 위험을 수반한다. 게다가 코로나19는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신종 감염병이다. 끝났지만 여전히 끝나지 않은 코로나, 이른바 ‘롱코비드’다.
팬데믹 초기부터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유럽 미국 등에서는 후유증 연구를 일찌감치 시작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영국 국민 40명 중 1명은 최소 3개월 이상 후유증 관련 증상이 지속된 것으로 조사됐다. 롱코비드를 한 번이라도 겪은 사람은 150만 명에 달했고 1년 이상 지속된 사람은 68만5000명이었다.
영국 국립보건연구원과 옥스퍼드대 공동연구팀이 완치자 27만3618명을 조사해 보니 이들 중 37%가 감염 후 3~6개월 사이에 최소 한 가지 이상의 후유증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증상은 우울감과 불안장애(15%)였고 그 뒤로 호흡곤란(8%)과 복통(8%), 흉통(6%), 피로(6%), 두통(5%), 인지장애(4%), 근육통(1.5%) 순이었다.
머리가 갑자기 멍해지는 ‘브레인 포그’, 우울감과 무기력증, 수면장애 등도 꼽혔다. 탈모와 생리 불순, 성 기능 저하 등을 겪은 이들도 있었다. 감염 당시 중증이던 사람들에게서 후유증이 더 많이 발생했다. 기억력과 집중력 등 인지 장애가 생길 가능성도 제기됐다.
인류가 롱코비드를 명확히 규명하지 못하는 것은 코로나19가 신종 감염병이기 때문이다. 대유행이 시작된 지 2년 남짓 됐기 때문에 후유증 및 합병증 관련 자료가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누적 확진자가 점점 증가하는 만큼 후유증 환자도 덩달아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영국 BBC는 롱코비드 증상이 나타나는 주요 원인으로 혈전 및 작은 혈관의 손상, 면역체계 교란, 코로나19 감염 지속, 신진대사 장애 등을 꼽았다. 미국 프레드허친슨암센터와 스탠퍼드대, 워싱턴대 등 공동 연구팀은 롱코비드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과도한 바이러스 부하량, 과거 걸린 특정 바이러스의 재활성화 등에 주목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한 뒤 각종 장기에 영향을 주자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인체가 항체를 생산하면서 과잉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게 원인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롱코비드의 원인에 따라 접근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항바이러스제와 항체 연구 등이 치료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명지병원은 국내 종합병원 중 최초로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을 개소했다. 호흡기내과와 신경과, 가정의학과를 주축으로 심장내과와 신장내과, 정신건강의학과, 이비인후과, 안과, 피부과,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재활의학과, 소아청소년과, 감염내과 등 15개 진료과가 다학제로 참여해 협진한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역시 롱코비드 관련 클리닉을 열고 개인별 증상에 맞는 전문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한방에서도 적극적이다. 자생한방병원은 전국 21개 지점에 코로나19 회복 클리닉을 개설해 진료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도 가능해 재택치료자도 부담 없이 진료받을 수 있게 했다. 김미령 원장은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및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 효과를 본 항바이러스 위주의 한약을 주로 처방한다”며 “한의학은 전인적인 관점에서 면역계 이상 증상의 원인을 찾아 부작용을 줄이며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년 넘게 이어지는 팬데믹 상황 속에서 스트레스를 오래 받은 데다 코로나19까지 감염되면서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게 된 것도 롱코비드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감을 줄이고 그동안 떨어졌던 체력을 올리기 위해선 몸을 움직이는 게 좋다”며 “숨을 천천히 5초간 들이켰다가 다시 5초 동안 내쉬는 복식호흡을 여러 차례 반복하다 보면 마음이 가라앉고 긴장도 완화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확진 10명 중 3명꼴 겪어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이 글로벌 보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한 공식적인 의학 명칭은 아직 없지만 해외에선 롱코비드란 용어를 주로 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확진 후 최소 2개월 이상 지속되는 증상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감염 시점으로부터 4주 후에 보이는 증상을 롱코비드로 정의했다. WHO는 확진자 중 20~30%가 이 같은 후유증을 앓는 것으로 보고 있다.팬데믹 초기부터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유럽 미국 등에서는 후유증 연구를 일찌감치 시작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영국 국민 40명 중 1명은 최소 3개월 이상 후유증 관련 증상이 지속된 것으로 조사됐다. 롱코비드를 한 번이라도 겪은 사람은 150만 명에 달했고 1년 이상 지속된 사람은 68만5000명이었다.
영국 국립보건연구원과 옥스퍼드대 공동연구팀이 완치자 27만3618명을 조사해 보니 이들 중 37%가 감염 후 3~6개월 사이에 최소 한 가지 이상의 후유증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증상은 우울감과 불안장애(15%)였고 그 뒤로 호흡곤란(8%)과 복통(8%), 흉통(6%), 피로(6%), 두통(5%), 인지장애(4%), 근육통(1.5%) 순이었다.
머리가 갑자기 멍해지는 ‘브레인 포그’, 우울감과 무기력증, 수면장애 등도 꼽혔다. 탈모와 생리 불순, 성 기능 저하 등을 겪은 이들도 있었다. 감염 당시 중증이던 사람들에게서 후유증이 더 많이 발생했다. 기억력과 집중력 등 인지 장애가 생길 가능성도 제기됐다.
만성화 막으려면 치료해야
확진자가 비교적 늦게 쏟아진 우리나라는 롱코비드 연구 착수도 늦었다.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가 민관과 협력해 완치자·확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 하반기께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인류가 롱코비드를 명확히 규명하지 못하는 것은 코로나19가 신종 감염병이기 때문이다. 대유행이 시작된 지 2년 남짓 됐기 때문에 후유증 및 합병증 관련 자료가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누적 확진자가 점점 증가하는 만큼 후유증 환자도 덩달아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영국 BBC는 롱코비드 증상이 나타나는 주요 원인으로 혈전 및 작은 혈관의 손상, 면역체계 교란, 코로나19 감염 지속, 신진대사 장애 등을 꼽았다. 미국 프레드허친슨암센터와 스탠퍼드대, 워싱턴대 등 공동 연구팀은 롱코비드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과도한 바이러스 부하량, 과거 걸린 특정 바이러스의 재활성화 등에 주목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한 뒤 각종 장기에 영향을 주자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인체가 항체를 생산하면서 과잉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게 원인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롱코비드의 원인에 따라 접근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항바이러스제와 항체 연구 등이 치료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전문클리닉 등 의료계 경쟁
코로나19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일단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다. 증상이 만성화해 일상생활을 방해하지 않도록 전문의와 상담하거나 검사 및 진료를 받는 등 병원을 찾는 게 좋다. 국내 의료계는 롱코비드 전담 클리닉을 따로 만드는 등 이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명지병원은 국내 종합병원 중 최초로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을 개소했다. 호흡기내과와 신경과, 가정의학과를 주축으로 심장내과와 신장내과, 정신건강의학과, 이비인후과, 안과, 피부과,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재활의학과, 소아청소년과, 감염내과 등 15개 진료과가 다학제로 참여해 협진한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역시 롱코비드 관련 클리닉을 열고 개인별 증상에 맞는 전문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한방에서도 적극적이다. 자생한방병원은 전국 21개 지점에 코로나19 회복 클리닉을 개설해 진료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도 가능해 재택치료자도 부담 없이 진료받을 수 있게 했다. 김미령 원장은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및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 효과를 본 항바이러스 위주의 한약을 주로 처방한다”며 “한의학은 전인적인 관점에서 면역계 이상 증상의 원인을 찾아 부작용을 줄이며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년 넘게 이어지는 팬데믹 상황 속에서 스트레스를 오래 받은 데다 코로나19까지 감염되면서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게 된 것도 롱코비드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감을 줄이고 그동안 떨어졌던 체력을 올리기 위해선 몸을 움직이는 게 좋다”며 “숨을 천천히 5초간 들이켰다가 다시 5초 동안 내쉬는 복식호흡을 여러 차례 반복하다 보면 마음이 가라앉고 긴장도 완화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