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자산운용 등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최근 공동 브랜드 ‘삼성금융네트웍스’를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이른바 통합된 금융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 슈퍼 앱’인 ‘모니모(monimo)’를 출시했다. 모니모에서는 소비자가 하나의 계정으로 카드, 생명, 화재, 증권 계좌 통합관리 및 송금, 보험금 청구, 투자 등 다양한 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래픽=허라미 기자
그래픽=허라미 기자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의 전반적인 실적도 나쁘지 않다. 보험 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해 각각 1조4694억원, 1조1247억원으로 역대 최대 순이익을 올렸다. 금융투자 계열사인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 역시 각각 9367억원(전년 대비 98%↑), 739억원(4.8%↑)의 순이익을 거뒀다.

삼성카드도 코로나 사태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38% 급증한 5511억원을 기록했다. 견조한 펀더멘털(기초 체력)을 입증한 셈이다. 지난해 개인 신용판매 이용금액은 105조원으로 전년 대비 17% 늘었다. 회원 수 확대와 더불어 1인당 이용금액이 증가하는 등 효율도 개선됐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을 포함한 카드대출 잔액은 6조4000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7% 증가했다.

대출잔액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리스크 관리 역시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연간 대손율은 1.7%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부실이 줄고 전년도 코로나19 관련 충당금 적립액이 기저 효과로 작용하면서 신규 충당금 전입액이 감소한 결과다.

다만 지난해와 달리 올해 카드사 업황이 녹록하지만은 않다. 다만 삼성카드는 우수한 플랫폼 및 마케팅 경쟁력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타사와 비교할 때 차별화된 실적을 시현할 전망이다.

카드사 업황은 분야별로 명암이 엇갈린다. 우선 업계의 개인카드 승인금액의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올해 1월 18.2%, 2월 7.8%로 견조한 편이다. 고성장하는 카드 사용처에 대한 효과적인 마케팅과 카드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삼성카드의 시장 점유율은 상승 추세인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성장 및 점유율 개선을 고려하면 삼성카드의 1분기 개인 신용판매 이용금액은 전년동기 대비 14% 늘었을 것이다.

올해 1월 말부터 업계 가맹점 수수료율이 평균 0.05%포인트 인하된 것으로 보인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3년 주기로 적격비용 원칙에 따라 가맹점수수료 수준을 결정하는데 올해가 수수료율이 변동하는 해다. 조달비용 및 일반관리비 감소 등에 따라 수수료율이 낮아졌다. 다만 삼성카드는 회원 효율 개선을 통해 올해 개인 신판 이용금액을 10% 증가시키면서 수익성 하락을 상쇄할 것이다.

올해 1월부터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 시 카드론의 원리금 상환액이 포함된다. 이에 따라 기존 차주에 대해 대출 성장여력이 일부 축소되는 건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럼에도 대출한도에 여유가 있는 신규 차주를 발굴하는 등 올해 삼성카드 카드론 취급액은 전년 대비 6% 증가할 것이다.

조달비용이 증가하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AA+ 5년물 금리가 작년 말 2.44%에서 올해 3월 말 3.34%로 상승했다. 작년 4분기 총 차입금 조달금리는 2.11%였는데 향후 상승세가 불가피하다. 물론 5년 이상 장기물 여전채 위주의 선제적인 조달을 통해 차입금리 상승 영향을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금융 슈퍼앱 '모니모' 효과…플랫폼 경쟁력 시너지 기대
2021년 주당배당금(DPS)은 2300원으로 전년 대비 28% 늘었다. 45~50% 내외의 높은 배당성향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은 게 강점이다. 어려운 업황 속 차별화된 대응 역량을 바탕으로 2022년 DPS도 2300원을 유지할 것이다. 이에 기반한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은 약 7%다. 배당 매력 뿐만 아니라 플랫폼 경쟁력 제고가 기대되는 부분도 긍정적이다. 결론적으로 명암이 엇갈리는 업황 속에서 차별화된 플랫폼 경쟁력과 주주 환원 정책을 무기로 삼성카드의 배당까지 포괄한 총수익률은 견조할 전망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