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고독한 자리"
"당선 후 숙면 못 해"
윤 당선인은 지난 20일 저녁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직은) 많은 상의도 해야 하지만, 궁극적으로 결정할 때는 모든 책임도 져야 한다"며 "국민들의 기대도 한 몸에 받고, 비판과 비난도 한 몸에 받는다. 열심히 하고, 또 거기에 따르는 책임과 평가도 받으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루먼 미국 대통령의 명언으로 알려진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글귀도 인용했다.
이날 윤 당선인의 방송분은 지난 13일 사전 녹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참모진의 적극적인 권유로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고, 유재석은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기도 하다"며 분위기를 녹였다. 이에 윤 당선인은 "안 나올 걸 그랬나?"라고 웃으며 대화를 이어 나갔다.
윤 당선인은 '요즘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고민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선거할 때만 해도 크게 긴장하지 않고 잠도 잘 잤다. 당선되고 나서부터는 숙면이 잘 안된다"며 "국민들이 편하게 잘 사는 좋은 결과를 내놓아야 하는 일이니까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여러 가지로 고민도 하고, 많은 분의 조언도 얻는다. 이제 엄청난 책임을 지게 됐으니까"라고 했다.
윤 당선인은 이어 "밤에 자다 보면 어떨 땐 선거하는 꿈을 꿀 때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어디를 가야 하는데' 하면서 일어나보면 선거가 끝나 있다"며 "선거 과정에서 어려운 점도 있었는데, 그때가 또 많이 그리워진다"고도 했다.
'먹는 얘기'도 빠지지 않았다. 윤 당선인은 검사 재직 시절 점심 식사 메뉴를 정하는 이른바 '밥 총무'를 담당했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부장이 약주를 많이 먹었으면 해장 생태탕이나 소고기국밥을, 약주를 안 먹었으면 비빔밥이나 국숫집을 골랐다"며 "제가 중앙지검장 할 때는 초임 검사에게 부담을 준다고 해서 밥 총무 제도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9수 끝에 합격한 사법고시가 원래 꿈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의 어릴 때 장래 희망은 '목사'였다고. 윤 당선인은 "아버지가 학교에 계셔서인지 크고 나서는 교수가 되고 싶었다"며 "사시 끝나고도 검사는 생각도 안 했고 변호사 개업하려 했는데, 꽤 늦은 나이에 임관해서 이렇게 오랜 세월 검찰에 몸담을 것이라곤 상상도 못 했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