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알렉세이 나발니)
(사진: 알렉세이 나발니)
러시아 대표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Alexei Navalny)가 러시아군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20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나발니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격화되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무참히 살해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면서 "심지어 나와 같은 이름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무고한 시민을 죽이는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나발니는 우크라이나 부차 지역에 있던 시신 옆에서 발견된 여권이라며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나발니는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학살된 민간인들의 시신 가운데 한 구 옆에서 여권이 발견됐다"면서 "여권의 주인은 일리야 나발니(60)라는 이름의 남성이었다"고 전했다.
(사진: 일리야 나발니 여권)
(사진: 일리야 나발니 여권)
이어서 "시체 옆에 여권이 떨어져 있었다는 것은 러시아 병사들이 해당 남성의 이름을 확인하고 죽였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나와 같은 이름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를 죽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알렉세이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 푸틴 저격수 등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앞서 나발니는 지난 2011년 비영리단체 반부패재단(FBK)를 창립한 이후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 의혹을 폭로해 온 바 있다. 이후 2020년 8월 별안간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여 독일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이듬해 1월 귀국하자마자 즉시 체포된 뒤 지난달에는 9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날 나발니는 러시아 병사들을 더 이상 군인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나발니는 "무고한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죽이는 병사들은 군인이라고 부를 가치가 없다"면서 "러시아군 대신 '푸틴의 개인 사형 집행자'라는 표현을 써야된다"고 밝혔다.

이어서 "러시아 반정부 인사와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학살하고 있다"면서 "아마 이날 희생된 일리야 나발니가 내 친척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죽였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에 따르면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약 4,966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성진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