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하락세를 그리던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이 급등하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상승세를 그렸다.

21일 유럽 탄소배출권 선물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 ETF인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와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는 각각 8.65%, 7.89% 상승했다. 유럽 미국 등의 탄소배출권 선물에 투자하는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과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도 각각 5.75%, 5.06% 상승했다. 유럽 탄소배출권 선물 가격이 전날 8% 넘게 급등한 t당 87유로까지 치솟으면서 이들 ETF의 수익률도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이 급등한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꼽는다. 첫 번째는 시기적 요인이다. 유럽 기업은 탄소배출권 제출 기한이 4월까지여서 탄소 배출량이 할당량을 초과한 기업의 수요가 한꺼번에 몰렸다는 것이다. 기업은 배출한 탄소량이 할당량보다 많으면 탄소배출권을 사들여 부족분을 메워야 한다.

두 번째는 유럽연합(EU)의 환경 규제 강화다. 지난해 7월 EU는 탄소배출권 무상 할당제를 2035년까지 점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탄소배출권 무상 할당은 배출권 거래 도입에 따른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출 허용량을 무상으로 할당하는 제도다. 그런데 지난 20일 EU 탄소배출권 거래제(ETS) 위원회에서 폐지 기한을 더 단축하고,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탄소배출권 가격이 함께 상승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