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올해 영업손실이 30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21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제주항공(영업손실 1015억원) 진에어(1466억원) 티웨이항공(1250억원) 등 LCC 세 곳의 영업손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3731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영업손실 5606억원)보다는 손실 폭이 줄었지만 ‘적자의 늪’에서는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부실한 재무 구조도 LCC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은 물론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 LCC 아홉 곳의 작년 말 부채비율은 1588.6%로 집계됐다. 이들 9개 LCC의 작년 영업손실 합계액은 1조원에 육박했다.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등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올해 국제선 하늘길이 뚫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수익성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LCC 아홉 곳이 국내선 시장을 놓고 출혈경쟁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각 항공사는 특가항공권 무료항공권 등을 살포하고 있다.

‘치킨게임’ 와중에 작년 4월 에어로케이가 청주~제주 노선 취항을 시작했다. 에어프레미아도 작년 8월 김포~제주 노선 취항에 나섰다. LCC 구조조정 작업은 지지부진하다. 2020년 3월 시작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은 코로나19 여파로 같은 해 7월 23일 결렬됐다.

LCC 실적을 좌우하는 금리, 환율, 국제 유가는 나란히 치솟고 있다. 올해 원·달러 환율 평균은 작년보다 5%가량 뛰었다. 환율이 5% 상승하면 LCC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50억~100억원가량 증발한다. 항공기 리스료와 유류비를 달러로 결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