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증발한 랠리…테슬라의 너무 좋은 실적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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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발표된 테슬라 1분기 실적은 대단했습니다. 총마진은 32.9%에 달했고, 탄소배출권 수입(6억7900만 달러)를 제외한 순수하게 자동차만 만들어 팔아 챙긴 마진도 30%에 달했습니다. 자동차 값을 여러 차례 인상했는데도 사람들이 더 많이 구매한 덕분입니다. 차를 사겠다고 미리 걸어놓은 예치금만 전분기 말 9억2500만 달러에서 이번 분기 말 11억2500만 달러로 증가했습니다. 높은 차 값에도 사겠다는 소비자가 줄을 선 것이죠. 모건스탠리의 애덤 조나스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는 "인상적인 것은 테슬라의 1분기 실적의 강점이 아니라 경쟁사와의 격차다. 테슬라를 더 많이 살펴보면 볼수록 나머지 업계가 따라잡을 수 있을지 걱정하게 된다. 원가 우위와 원자재 확보 측면에서 누가 경쟁할 수 있을까"라고 밝혔습니다. 21일(미 동부시간) 뉴욕 증시가 열리자 테슬라의 주가는 한때 12% 폭등했습니다. 지난 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이었습니다.
항공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나이티드항공의 스콧 커비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1분기 실적 공개 이후 CNBC 인터뷰에서 "내 항공사 경력에서 이렇게 수요가 넘치는 걸 본 적이 없다. 수요는 하키 스틱 모양으로 치솟고 있으며 레저여행뿐 아니라 비즈니스 수요도 넘친다. 우리는 올해 기업 대상 판매가 2019년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단 몇 주 만에 우리는 이미 수용 가능한 것보다 더 많은 비즈니스 판매를 확보했다. 정말 놀랍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팬데믹 종료에 따른 일시적 수요가 아니냐'라는 질문에 "내 생각엔 우리는 첫 번째 이닝에 있는 것 같다. 정말 전환점이다. 여행 수요 회복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아시아는 기본적으로 열리지도 않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유나이티드는 항공유 상승에 따른 부담 100%를 요금에 전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고객들이 다 수용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상황은 항공업계 전체가 똑같습니다. 델타와 유나이티드 항공에 이어 이날 아침 항공업계에서 세 번째로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아메리칸항공은 3월 매출이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2019년 수준을 넘어섰다고 밝혔고요. 2분기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이날 10% 넘게 오르다가 9% 상승세로 마감됐습니다.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도 올랐습니다.
웰스파고는 "여러 가지 수치를 보면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걱정하면서도 계속 돈을 쓰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은행들의 실적 발표(신용카드 사용액 등)는 소비자가 여전히 매우 활발하게 돈을 쓰고 있음을 보여줬다. 몇몇 은행은 '지출이 강력하다'며 이런 소비가 계속될 수 있다고 암시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기업들의 실적은 정말 월가 일부에서 우려했던 것보다 낫습니다. 부정적 충격을 준 기업은 넷플릭스 등 일부에 그칩니다. 주로 팬데믹 때 수혜를 입었던 기업들입니다. 바클레이스는 "산업재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시장이 두려워하던 여러 가지 역풍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더 낫고, 큰 그림서는 강세장 그림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실적은 경기 침체가 올 것이란 관측들에 흠집을 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우려는 있습니다. JP모간은 이날 S&P500 기업들의 2022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기존 235달러에서 230달러로 낮췄습니다. 높고 견조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마진에 대한 압박이 커졌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경제 지표도 괜찮습니다. 지난 16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2000명 감소한 18만4000명을 기록했습니다.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인 20만 건 이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3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LEI)는 전월보다 0.3% 상승한 119.8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예상(0.2% 상승)보다 좋았습니다. 또 경기동행지수(CEI)도 전월보다 0.4% 상승한 108.7을 기록했습니다.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을 다 모아서 만드는 씨티그룹의 경제서프라이즈지수도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이날 오전 9시 30분 증시는 기분 좋게 출발했습니다. 나스닥은 1.25%나 치솟았고 다우는 0.75%, S&P500 지수는 0.93% 오르면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틀 동안 잠잠하던 금리가 다시 상승 페달을 밟기 시작하자 증시 분위기가 차가워졌습니다. 지수는 흘러내렸고 오후 12시께 모든 지수가 마이너스권으로 떨어졌습니다. 결국, 다우는 1.05%, S&P500지수는 1.48% 하락했고 나스닥은 2.07%나 밀린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는 한때 331포인트나 올랐지만, 372포인트 떨어진 채 마감됐습니다.
S&P500의 11개 업종 모두가 하락했습니다. 금리가 문제가 되다 보니 특히 기술주 하락 폭이 컸습니다. 넷플릭스가 이날 또다시 3.67% 내렸고 △메타 -6.13% △아마존 -3.7% △알파벳 -2.58% △마이크로소프트 -1.94% 등 빅테크도 큰 폭으로 내렸습니다. △블록 -5.95% △로쿠 -9.14% △쇼피파이 -8.38% 등 아크 관련주는 폭락세를 보였습니다. △테슬라 3.23%와 △유나이티드항공 9.31% △아메리칸항공 3.8% △델타항공 2.73% 등은 그래도 큰 폭의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 대해 주식 공개매수 제안을 하면서 테슬라 주가 상승세가 제한됐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머스크는 이날 증권거래위원회(SEC)에 465억 달러 규모의 트위터 인수 자금 조달 방안을 신고했습니다. 이 중 255억 달러를 은행 빚으로 조달하기로 했는데, 나머지 210억 달러는 본인이 내야 합니다. 그래서 테슬라 주식을 또 대량 매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상승세를 제한했다는 겁니다.
금리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한 원인은 뭘까요? 두 가지가 꼽힙니다. 첫 번째, 이렇게 경기가 좋고 기업 이익이 늘어나는 상황이라면 인플레이션이 크게 떨어지기 어렵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은 기준금리를 더 급하게 큰 폭으로 올려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경기 침체가 발생할 확률이 낮으므로 공격적으로 인상하기도 훨씬 더 쉬울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제롬 파월 의장 등 Fed 지도부가 이날 대거 나서 이런 우려를 확인시켜줬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두 차례 발언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오전 11시 볼커얼라이언스(폴 볼커 전 Fed 의장이 만든 비영리단체)가 주최하는 행사에서 화상으로 환영사를 읽었습니다. 그는 볼커 전 Fed 의장이 1980년대 초 인플레이션을 근절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사례를 칭송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볼커 의장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인플레이션 드래곤'을 죽여야 했고 '인플레이션이 불변하는 현실'이라는 대중의 믿음을 무너뜨리는 등 두 개의 전투를 치러야 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잡고 경제를 치유하려면 자신이 굴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라고 말했습니다. 과거 회상이었고, 직접적으로 현재 통화정책에 관한 얘기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이틀 동안 잠잠했던 채권 시장이 반응했습니다.
사실 이날 파월 발언 전 유럽에서부터 매파적 발언이 나왔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루이스 데 귄도스 부총재가 "물가 지표에 따라 7월에도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라고 말한 겁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가까워졌고 올해 하반기 둔화할 수 있다면서도 ECB의 자산매입프로그램이 7월에 종료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도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독일 국채 금리가 오르는 등 새벽부터 분위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초만 해도 -0.7%였던 독일 2년물 금리는 2014년 이후 최고 수준인 0.199%까지 올랐습니다. 여기에 볼커 얘기가 나오자 이틀 동안 잠잠했던 금리는 다시 치솟은 것이죠.
이날 아침 연 2.569%까지 하락했던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볼커에 대한 언급이 들어간 연설문이 공개된 아침 9시부터 오르더니 오후 1시 국제통화기금(IMF)이 주최한 토론회 전까지 계속 치솟아 한때 2.724%까지 상승했습니다. 10년물도 2.956%까지 올랐습니다. 오후 1시 IMF와 세계은행이 주최한 토론회에는 파월 의장이 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와 함께 참석했습니다. 파월은 "미국 노동 시장이 너무 뜨겁다. 물가 안정은 절대적으로 필수적이다"라며 "50bp가 5월 회의 테이블에 있을 것이다. 한번 혹은 그 이상 올릴 수 있다. 조금 더 빨리 움직이는 것이 적절하다. 중립 수준까지 신속하게 나아가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시장이 대체로 적절히 반응하고 있다"라고도 밝혔으며, "3월에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을지 모르지만 아직은 정확히 알 수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놀랄만한 새로운 발언은 없었습니다. 시장 금리는 그때부터 약간 안정세를 되찾았습니다. 결국, 2년물은 10bp 오른 2.684%, 5년물은 12bp 상승한 2.978%를 기록했고 10년물은 7.7bp 뛴 2.913%로 마감했습니다. 파월 말고도 메리 델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등 이날 많은 Fed 인사들이 발언에 나섰습니다. 델리는 "50bp를 몇 차례(a couple of) 올릴 것 같다"라고 했고, 불러드는 "과거 75bp를 올린 적이 있지만, 세계는 망하지 않는다", "지금 채권 시장은 안전한 곳이 아닌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모든 게 금리 상승을 부추겼습니다. 이날 시카고선물거래소(CME)의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올해 12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2.75~3.0% 이상으로 오를 확률이 74.5%(전날 53.1%)가 됐습니다. 3.0~3.25% 이상으로 올라갈 확률도 31.6%(전날 12.1%)까지 올라갔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기업들이 잘 버티고 있고, 경기도 좋다. 이런 상황이라면 Fed가 기준금리를 더 높게 올릴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10년물 금리가 3%에서 좀 쉬어갈 것으로 봤지만 금리가 하락할 요인보다는 상승할 요인이 더 많다 보니 관망하는 투자자가 많고 시장 폭이 얇다"라면서 "의외로 금세 3%를 넘어설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금리가 하락할 수 있는 대표적 요인이라면 경기 침체 우려가 있습니다. 침체 걱정이 커진다면 Fed는 긴축을 중단하고 다시 완화정책을 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월가에서 내년에 침체가 올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곳은 도이치뱅크입니다. 하지만 도이치뱅크도 내년 3~4분기에 잠깐 침체가 왔다가 지나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침체가 온다 해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심각한 침체가 오는 건 아니다. 오히려 과열됐던 경기를 식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라면서 고속도로를 급하게 달리다가 휴게소에 들리는 것"이라고 비유했습니다. 그는 그렇다 보니 "침체가 발생한다고 해도 금리나 주식이 많이 내리지 않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노스웨스턴뮤추얼의 브렌트 슈트 수석 투자 전략가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이 지금처럼 좋은 상태에 있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를 상상하기 어려우며, 침체가 발생해도 온화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말씀드렸듯이 1분기 어닝시즌은 좋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와 테슬라 사례에서 보듯이 울퉁불퉁합니다. 인플레이션이 높은 시기인 만큼 마진을 유지할 수 있는 주식, 가격결정력을 가진 주식이 중요합니다.
이와 관련, UBS는 주식에 대해 좀 더 선택적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지금까지 S&P500 기업의 13%가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80%에 가까운 기업이 예상 수익을 상회하는 1분기 실적발표가 견조하게 시작되었지만, 테슬라처럼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는 부문과 테마에 초점을 맞춰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UBS는 테슬라의 기록적 이익은 전기 자동차에 대한 증가하는 글로벌 수요 및 스마트 모빌리티의 더 큰 잠재력을 대변한다고 분석했습니다. 1분기 세계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거의 1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는 자동차의 전기화, 카셰어링, 자율주행의 결합을 포함하는 스마트 모빌리티를 향한 더 넓은 추세의 일부라는 겁니다.
UBS는 이렇게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문으로 헬스케어 업종을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실적을 내놓은 존슨앤드존슨, 유나이티드헬스, 앤섬 등이 모두 월가의 이익 추정치를 상회했다고 밝혔습니다. UBS는 "헬스케어 업종의 경기 방어적 특성을 고려할 때 주가는 합리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치권의 약값에 대한 압력으로 인해 글로벌 주식에 비해 약 7% 할인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UBS는 넷플릭스에 대해서는 넷플릭스의 실망스러운 실적이 디지털 구독 서비스 전체에 대한 강력한 실적 전망을 흐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부 서비스는 시장 포화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기업 서비스 부문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란 겁니다. 그러면서 구독 서비스 테마 중 기업 기반 제품이 80%이고, 소비자 기반 기술은 20%에 불과하다며 "전체 구독 기반 디지털 서비스 시장은 2025년까지 연간 약 18%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기업 대상 구독 서비스에는 클라우드, 전자상거래 업종 등이 포함됩니다. 소파이도 UBS와 비슷합니다. 리즈 영 전략가는 "시장이 어느 때보다 도전적이라고 생각하지만, 2~5년을 투자할 수 있다면 항상 살 주식이 있다"라면서 "모든 게 매우 단기적으로 보일 때 한발 물러서 장기적 기회를 찾으라"라고 밝혔습니다. 영 전략가는 "기술은 세계 경제의 미래이고, 오늘날 기술 없이는 아무 것도 작동하지 않는다. 금리가 올랐다고 기술 전반에 투자하지 말라는 건 근시안적"이라면서 기술주 중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사이버 보안, 핀테크 분야에서 가능성을 찾을 것을 권고했습니다. 클라우드의 경우 기업들은 디지털 경제를 따라가기 위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디지털화에 있어 사이버 보안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소파이는 청정에너지와 전기차, 그리고 헬스케어에도 관심을 두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이날 아침 연 2.569%까지 하락했던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볼커에 대한 언급이 들어간 연설문이 공개된 아침 9시부터 오르더니 오후 1시 국제통화기금(IMF)이 주최한 토론회 전까지 계속 치솟아 한때 2.724%까지 상승했습니다. 10년물도 2.956%까지 올랐습니다. 오후 1시 IMF와 세계은행이 주최한 토론회에는 파월 의장이 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와 함께 참석했습니다. 파월은 "미국 노동 시장이 너무 뜨겁다. 물가 안정은 절대적으로 필수적이다"라며 "50bp가 5월 회의 테이블에 있을 것이다. 한번 혹은 그 이상 올릴 수 있다. 조금 더 빨리 움직이는 것이 적절하다. 중립 수준까지 신속하게 나아가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시장이 대체로 적절히 반응하고 있다"라고도 밝혔으며, "3월에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을지 모르지만 아직은 정확히 알 수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놀랄만한 새로운 발언은 없었습니다. 시장 금리는 그때부터 약간 안정세를 되찾았습니다. 결국, 2년물은 10bp 오른 2.684%, 5년물은 12bp 상승한 2.978%를 기록했고 10년물은 7.7bp 뛴 2.913%로 마감했습니다. 파월 말고도 메리 델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등 이날 많은 Fed 인사들이 발언에 나섰습니다. 델리는 "50bp를 몇 차례(a couple of) 올릴 것 같다"라고 했고, 불러드는 "과거 75bp를 올린 적이 있지만, 세계는 망하지 않는다", "지금 채권 시장은 안전한 곳이 아닌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모든 게 금리 상승을 부추겼습니다. 이날 시카고선물거래소(CME)의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올해 12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2.75~3.0% 이상으로 오를 확률이 74.5%(전날 53.1%)가 됐습니다. 3.0~3.25% 이상으로 올라갈 확률도 31.6%(전날 12.1%)까지 올라갔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기업들이 잘 버티고 있고, 경기도 좋다. 이런 상황이라면 Fed가 기준금리를 더 높게 올릴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10년물 금리가 3%에서 좀 쉬어갈 것으로 봤지만 금리가 하락할 요인보다는 상승할 요인이 더 많다 보니 관망하는 투자자가 많고 시장 폭이 얇다"라면서 "의외로 금세 3%를 넘어설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금리가 하락할 수 있는 대표적 요인이라면 경기 침체 우려가 있습니다. 침체 걱정이 커진다면 Fed는 긴축을 중단하고 다시 완화정책을 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월가에서 내년에 침체가 올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곳은 도이치뱅크입니다. 하지만 도이치뱅크도 내년 3~4분기에 잠깐 침체가 왔다가 지나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침체가 온다 해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심각한 침체가 오는 건 아니다. 오히려 과열됐던 경기를 식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라면서 고속도로를 급하게 달리다가 휴게소에 들리는 것"이라고 비유했습니다. 그는 그렇다 보니 "침체가 발생한다고 해도 금리나 주식이 많이 내리지 않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노스웨스턴뮤추얼의 브렌트 슈트 수석 투자 전략가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이 지금처럼 좋은 상태에 있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를 상상하기 어려우며, 침체가 발생해도 온화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말씀드렸듯이 1분기 어닝시즌은 좋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와 테슬라 사례에서 보듯이 울퉁불퉁합니다. 인플레이션이 높은 시기인 만큼 마진을 유지할 수 있는 주식, 가격결정력을 가진 주식이 중요합니다.
이와 관련, UBS는 주식에 대해 좀 더 선택적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지금까지 S&P500 기업의 13%가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80%에 가까운 기업이 예상 수익을 상회하는 1분기 실적발표가 견조하게 시작되었지만, 테슬라처럼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는 부문과 테마에 초점을 맞춰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UBS는 테슬라의 기록적 이익은 전기 자동차에 대한 증가하는 글로벌 수요 및 스마트 모빌리티의 더 큰 잠재력을 대변한다고 분석했습니다. 1분기 세계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거의 1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는 자동차의 전기화, 카셰어링, 자율주행의 결합을 포함하는 스마트 모빌리티를 향한 더 넓은 추세의 일부라는 겁니다.
UBS는 이렇게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문으로 헬스케어 업종을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실적을 내놓은 존슨앤드존슨, 유나이티드헬스, 앤섬 등이 모두 월가의 이익 추정치를 상회했다고 밝혔습니다. UBS는 "헬스케어 업종의 경기 방어적 특성을 고려할 때 주가는 합리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치권의 약값에 대한 압력으로 인해 글로벌 주식에 비해 약 7% 할인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UBS는 넷플릭스에 대해서는 넷플릭스의 실망스러운 실적이 디지털 구독 서비스 전체에 대한 강력한 실적 전망을 흐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부 서비스는 시장 포화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기업 서비스 부문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란 겁니다. 그러면서 구독 서비스 테마 중 기업 기반 제품이 80%이고, 소비자 기반 기술은 20%에 불과하다며 "전체 구독 기반 디지털 서비스 시장은 2025년까지 연간 약 18%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기업 대상 구독 서비스에는 클라우드, 전자상거래 업종 등이 포함됩니다. 소파이도 UBS와 비슷합니다. 리즈 영 전략가는 "시장이 어느 때보다 도전적이라고 생각하지만, 2~5년을 투자할 수 있다면 항상 살 주식이 있다"라면서 "모든 게 매우 단기적으로 보일 때 한발 물러서 장기적 기회를 찾으라"라고 밝혔습니다. 영 전략가는 "기술은 세계 경제의 미래이고, 오늘날 기술 없이는 아무 것도 작동하지 않는다. 금리가 올랐다고 기술 전반에 투자하지 말라는 건 근시안적"이라면서 기술주 중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사이버 보안, 핀테크 분야에서 가능성을 찾을 것을 권고했습니다. 클라우드의 경우 기업들은 디지털 경제를 따라가기 위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디지털화에 있어 사이버 보안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소파이는 청정에너지와 전기차, 그리고 헬스케어에도 관심을 두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