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전기강판 40만t 확보…포스코, 광양 공장 착공
포스코가 1조원을 들여 광양에 연간 30만t 규모의 친환경차용 무방향성 전기강판 공장 착공에 착수했다. 무방향성 전기강판은 친환경차의 '심장'인 구동모터에 들어간다.

포스코는 1조원을 투자해 광양제철소에 건설할 전기강판 공장의 착공식을 열었다고 22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친환경차용 무방향성 전기강판 10만t을 비롯해 연간 총 83만t의 전기강판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이 공장이 가동되면 무방향성 전기강판 생산능력은 40만t, 전기강판 생산능력은 113만t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전기차 한 대에 약 50㎏(GM 전기차 기준)의 전기강판이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80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전기강판은 전기 및 자기를 응용한 기기에 사용되는 철강제품이다. 변압기에 사용되는 방향성 전기강판과 모터 및 발전기에 사용되는 무방향성 전기강판으로 나뉜다. 무방향성 전기강판 중 전력손실률 감소에 초점을 맞춰 자동차용으로 개발한 제품이 구동모터용 무방향성 전기강판이다. 일반 전기강판 대비 에너지 효율이 높다. 이 같은 무방향성 전기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포스코를 비롯해 전세계 14개업체에 불과하다.

전기차 수소차 하이브리드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시장이 팽창하는 만큼 무방향성 전기강판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IHS마킷에 따르면 친환경차용 무방향성 전기강판 수요는 2020년 32만t에서 2033년 400만t으로 연평균 20%씩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부터는 공급부족 사태가 빚어지면서 2030년에는 연간 92만7000t의 물량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포스코는 1979년에 전기강판을 생산한 이후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 요구에 따른 맞춤형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전기강판 공사에는 연간 21만명가량의 인력이 참여해 광양 지역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열린 착공식에는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김경호 광양부시장, 박진만 한국산업단지공단 전남지역본부장과 현대차·기아, 삼성전자, LG전자 등 고객사와 시공사 대표 및 임원들이 참석했다. 김학동 부회장은 "포스코는 이번 투자로 포항과 광양 모두에서 세계 최고의 무방향성 전기강판 생산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며 "친환경차와 고급가전 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공급업체로의 위상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