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테크에 대한 '묻지마 투자' 시기는 끝났다"

미국 빅테크 기업 주식들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서학개미'의 신음도 늘고 있다. 그동안 별다른 분석없이 투자해도 높은 수익을 올렸지만, 이제는 개별 기업의 실적과 전망을 꼼꼼히 따져야 할 때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 중 하나인 메타 플랫폼스는 21일(미국 현지시간) 6.16% 하락한 188.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 330달러에 가까웠던 주가는 벌써 60% 수준까지 떨어졌다. 월간활성이용자(MAU) 감소 등이 예상되면서 주가가 지속적으로 빠지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반등의 기미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엔비디아도 6.05% 떨어진 201.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는 올해 200~300달러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20일 35% 하락한 데 이어 21일에도 3.52%가 떨어지며 218.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말라'라는 의견과 '저가매수 기회'라는 의견이 동시에 나오면서, 전문가들조차 주가의 향방을 제대로 전망하지 못하고 있다.

테슬라는 전날 빅테크 기업중 거의 유일하게 주가가 상승했다. 3.23% 오르며 1008.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배 이상 증가한 33억2000만달러(4조1000억원)로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애플은 주가가 하락률이 0.48%에 그치며 비교적 선방했다. 빅테크 기업들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와중에 애플이 피난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시장의 반응이 나온다. 높은 브랜드 로열티와 안정된 수요 등이 그 이유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빅테크 기업에 투자할 때 각 기업 실적을 꼼꼼히 살펴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이달 안에 구글·마이크로소프트(26일), 메타(27일), 애플·아마존(28일)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장효성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은 "다음 주 본격적인 빅테크 실적 시즌을 앞두고 벌써부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더 이상 '빅테크도 다 같은 빅테크가 아니다'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