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송사 CNN이 뉴스 전문 스트리밍 서비스인 CNN+를 출시한지 한달 만에 접기로 했다. 세계 1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가 1분기에 구독자 감소라는 악재를 맞은 상황에서 신규 진입자가 스트리밍 업계에서 생존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는 평가다.

크리스 리히트 CNN 최고경영자(CEO)는 CNN+를 오는 30일부로 종료하겠다고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CNN+는 지난달 29일 첫 선을 보인지 한달 만에 종말을 고하게 됐다. 리히트 CEO는 “CNN의 장기적 성공을 위한 결정”이라며 “CNN의 핵심인 저널리즘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CNN은 CNN+를 두고 “창사 이래 가장 모험적인 도전”이라고 선언하며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폭스뉴스 앵커 출신인 크리스 월러스를 비롯한 수백 명의 인재도 영입했다.

그러나 CNN+의 하루 시청자 수가 1만명을 넘기지 못하는 등 투자에 비해 초기 성과가 부진한 점이 문제가 됐다. 현재까지 확보한 구독자 수는 10만명 미만으로 알려졌다. CNN이 기존 TV배급사들과의 계약 때문에 CNN+에 별도 송출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적었던 데다 경쟁사들이 무료로 뉴스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CNN+의 월 5.99달러 구독료도 경쟁력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달 초 CNN의 새 주인이 된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가 스트리밍 업계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하나의 플랫폼에 집중해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키워야 한다고 판단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스트리밍 플랫폼 HBO맥스와 디스커버리+를 합병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생각을 지닌 경영진에게 지금까지 5억달러를 썼고 앞으로도 거액의 투자가 필요한 CNN+는 불필요하게 느껴졌다는 분석이다. CNN+의 콘텐츠 일부는 HBO맥스로 이전될 예정이다.

앞서 넷플릭스는 1분기 유료 가입자 수가 직전 분기보다 20만명 줄어들었고 2분기에는 200만명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한편 HBO맥스와 케이블 채널 HBO의 1분기 유료 가입자 수는 직전 분기보다 300만명 늘었다. 출시 국가가 늘어난 결과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