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윌슨 응·피아니스트 손정범, '베토벤'으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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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arte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한국을 이끄는 음악가'시리즈 2
5월 3일 잠실 롯데콘서트홀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협연
'에그몬트 서곡'으로 서막 열어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도 연주
'한국을 이끄는 음악가'시리즈 2
5월 3일 잠실 롯데콘서트홀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협연
'에그몬트 서곡'으로 서막 열어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도 연주
홍콩 출신 차세대 마에스트로 윌슨 응(33)과 한국인 최초 뮌헨 ARD 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손정범(31)이 ‘베토벤’으로 만난다. 다음 달 3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경arte필하모닉의 ‘한국인을 이끄는 음악가’ 시리즈 두 번째 공연에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4번을 협연한다. 세계 클래식계가 주목하는 두 30대 젊은 음악가가 처음 함께하는 무대에서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은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수석부지휘자이자 홍콩 구스타프 말러 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인 윌슨 응은 1989년 홍콩에서 태어났다. 플루트 주자였다가 지휘자로 전향한 그는 2016년 아스펜 음악제 제임스 콜론 지휘자 상, 2018년 파리 스베틀라노프 국제 콩쿠르 우승, 2020년 말러 지휘 콩쿠르 3위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프랑크푸르트 라디오 심포니, 베를린 도이체 심포니 오케스트라, 쾰른 서부독일방송교향악단,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등을 지휘했다.
한국에 본격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건 2019년 서울시향 부지휘자를 맡고부터다. 2020년 서울시향 정기연주회 데뷔 무대에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번을 활력과 열정이 넘치는 지휘로 호연해 국내 클래식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당시 최은규 음악평론가는 ”마치 쇼스타코비치 자신이 된 듯 자신감 넘치고 열정적인 태도로 이 교향곡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강하게 드러냈다“고 호평했다.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 신년 음악회에서는 스크랴빈의 대작 ‘법열의 시’를 지휘해 현지 언론(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으로부터 “정확한 황홀경을 들려줬다”는 찬사를 받았다. 1999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손정범은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 입학했다. 독일 뮌헨 국립음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2017년 세계적인 권위의 뮌헨 ARD 음악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1위에 올랐다. 한국인 피아니스트로는 정명훈(1973년 2위), 서혜경(1983년 3위), 김다솔(2011년 3위), 한지호(2014년 2위) 등이 입상한 적은 있지만 우승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어 2019년 4월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제9회 인터내셔널 저먼 피아노 어워드'에서도 우승했다. 슈투트가르트, 뮌헨, 바이마르, 라이프치히, 드레스덴 등 독일 주요 도시에서 독주회를 성공적으로 열었고, 독일 도르트문트 슈베르트 페스티벌, 이탈리아 부조니 피아노 페스티벌, 체르보 페스티벌 등에 초청받았다.
독일계 레퍼토리 해석에 특히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손정범은 윌슨 응과의 협연곡으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골랐다. 4번은 베토벤이 남긴 다섯 편의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다른 협주곡과는 달리 무반주 피아노 독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베토벤의 위풍당당하고 영웅적인 특성보다는 사색적이고 부드러운 면모가 돋보인다. 손정범은 ”보통 베토벤의 다른 곡들이 균형미와 구조적 아름다움이 두드러진다면 4번 협주곡은 특별한 멜로디 전개와 작곡가의 즉흥성이 많이 담겨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윌슨 응은 꼭 한번 같이 연주해보고 싶던 지휘자”라며 “이렇게 좋은 기회에 한경arte필하모닉과 함께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연주하게 돼 무척 설렌다“고 말했다. 윌슨 응은 2부 메인곡으로 올해 초연 120주년을 맞은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2번을 선택했다. 이 작품은 1902년 3월 8일 헬싱키에서 작곡가의 지휘로 초연됐다. 청중들의 열광적인 반응으로 세 차례 추가로 연주회를 열어야 했고, 모두 전석 매진될 만큼 대성공을 거뒀다. 후기 낭만주의의 풍부한 색채와 작곡가 특유의 북유럽 정서가 담긴 선율이 가득한 걸작이다. 특히 시벨리우스 관현악의 정점을 보여주는, 장엄하고 고양감 넘치는 피날레로 인기가 많다. 20세기에 작곡된 교향곡 중에서 오늘날 음악회장에서 가장 자주 연주되는 핵심 레퍼토리 중 한 곡이다.
윌슨 응은 “시벨리우스는 음악과 무관한 직업을 둔 부모 밑에서 자란 점 등 저와 어린 시절이나 배경이 비슷한 점이 많아 친근감을 느낀다”며 “예전에 시벨리우스가 작업실로 썼던 핀란드 집을 직접 찾아갔을 만큼 좋아하는 작곡가“라고 말했다. 그는 핀란드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 서울시향 예술감독과 시벨리우스 교향곡들의 세세한 부분까지 함께 토론하며 작곡가의 음악에 대한 특별한 열정을 더욱 발전시켜 왔다고 했다. 윌슨 응은 시벨리우스 2번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로 공연장을 들었다. 그는 ”서울시향과 롯데콘서트홀에서 여러 차례 공연해본 결과 시벨리우스 관현악이 공연장 음향 구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이란 견해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연의 서막은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으로 연다. 네덜란드 독립투사 에그몬트 백작의 확고한 조국애와 영웅적 기백을 당당하고 위엄있게 그려낸 작품으로 베토벤이 남긴 11개의 서곡 중 가장 널리 연주된다. 애국적인 주제 면에서 러시아의 압제에 저항하는 국민 정서를 담아내 ‘해방 교향곡’으로 불리는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과 통한다.
윌슨 응은 최근 프랑스 툴루즈 캐피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등 현재 유럽 연주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한국 클래식 청중과 만나는 것은 지난해 12월 서울시향의 베토벤 ‘합창’ 공연 이후 5개월여 만이다. 그는 ”젊은 오케스트라인 한경아르떼필하모닉과 좋은 연주를 들려드리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관람권은 롯데콘서트홀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예스24, 티켓 11번가에서 예매할 수 있다. 가격은 2만~10만원.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서울시립교향악단 수석부지휘자이자 홍콩 구스타프 말러 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인 윌슨 응은 1989년 홍콩에서 태어났다. 플루트 주자였다가 지휘자로 전향한 그는 2016년 아스펜 음악제 제임스 콜론 지휘자 상, 2018년 파리 스베틀라노프 국제 콩쿠르 우승, 2020년 말러 지휘 콩쿠르 3위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프랑크푸르트 라디오 심포니, 베를린 도이체 심포니 오케스트라, 쾰른 서부독일방송교향악단,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등을 지휘했다.
한국에 본격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건 2019년 서울시향 부지휘자를 맡고부터다. 2020년 서울시향 정기연주회 데뷔 무대에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번을 활력과 열정이 넘치는 지휘로 호연해 국내 클래식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당시 최은규 음악평론가는 ”마치 쇼스타코비치 자신이 된 듯 자신감 넘치고 열정적인 태도로 이 교향곡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강하게 드러냈다“고 호평했다.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 신년 음악회에서는 스크랴빈의 대작 ‘법열의 시’를 지휘해 현지 언론(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으로부터 “정확한 황홀경을 들려줬다”는 찬사를 받았다. 1999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손정범은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 입학했다. 독일 뮌헨 국립음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2017년 세계적인 권위의 뮌헨 ARD 음악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1위에 올랐다. 한국인 피아니스트로는 정명훈(1973년 2위), 서혜경(1983년 3위), 김다솔(2011년 3위), 한지호(2014년 2위) 등이 입상한 적은 있지만 우승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어 2019년 4월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제9회 인터내셔널 저먼 피아노 어워드'에서도 우승했다. 슈투트가르트, 뮌헨, 바이마르, 라이프치히, 드레스덴 등 독일 주요 도시에서 독주회를 성공적으로 열었고, 독일 도르트문트 슈베르트 페스티벌, 이탈리아 부조니 피아노 페스티벌, 체르보 페스티벌 등에 초청받았다.
독일계 레퍼토리 해석에 특히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손정범은 윌슨 응과의 협연곡으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골랐다. 4번은 베토벤이 남긴 다섯 편의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다른 협주곡과는 달리 무반주 피아노 독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베토벤의 위풍당당하고 영웅적인 특성보다는 사색적이고 부드러운 면모가 돋보인다. 손정범은 ”보통 베토벤의 다른 곡들이 균형미와 구조적 아름다움이 두드러진다면 4번 협주곡은 특별한 멜로디 전개와 작곡가의 즉흥성이 많이 담겨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윌슨 응은 꼭 한번 같이 연주해보고 싶던 지휘자”라며 “이렇게 좋은 기회에 한경arte필하모닉과 함께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연주하게 돼 무척 설렌다“고 말했다. 윌슨 응은 2부 메인곡으로 올해 초연 120주년을 맞은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2번을 선택했다. 이 작품은 1902년 3월 8일 헬싱키에서 작곡가의 지휘로 초연됐다. 청중들의 열광적인 반응으로 세 차례 추가로 연주회를 열어야 했고, 모두 전석 매진될 만큼 대성공을 거뒀다. 후기 낭만주의의 풍부한 색채와 작곡가 특유의 북유럽 정서가 담긴 선율이 가득한 걸작이다. 특히 시벨리우스 관현악의 정점을 보여주는, 장엄하고 고양감 넘치는 피날레로 인기가 많다. 20세기에 작곡된 교향곡 중에서 오늘날 음악회장에서 가장 자주 연주되는 핵심 레퍼토리 중 한 곡이다.
윌슨 응은 “시벨리우스는 음악과 무관한 직업을 둔 부모 밑에서 자란 점 등 저와 어린 시절이나 배경이 비슷한 점이 많아 친근감을 느낀다”며 “예전에 시벨리우스가 작업실로 썼던 핀란드 집을 직접 찾아갔을 만큼 좋아하는 작곡가“라고 말했다. 그는 핀란드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 서울시향 예술감독과 시벨리우스 교향곡들의 세세한 부분까지 함께 토론하며 작곡가의 음악에 대한 특별한 열정을 더욱 발전시켜 왔다고 했다. 윌슨 응은 시벨리우스 2번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로 공연장을 들었다. 그는 ”서울시향과 롯데콘서트홀에서 여러 차례 공연해본 결과 시벨리우스 관현악이 공연장 음향 구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이란 견해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연의 서막은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으로 연다. 네덜란드 독립투사 에그몬트 백작의 확고한 조국애와 영웅적 기백을 당당하고 위엄있게 그려낸 작품으로 베토벤이 남긴 11개의 서곡 중 가장 널리 연주된다. 애국적인 주제 면에서 러시아의 압제에 저항하는 국민 정서를 담아내 ‘해방 교향곡’으로 불리는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과 통한다.
윌슨 응은 최근 프랑스 툴루즈 캐피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등 현재 유럽 연주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한국 클래식 청중과 만나는 것은 지난해 12월 서울시향의 베토벤 ‘합창’ 공연 이후 5개월여 만이다. 그는 ”젊은 오케스트라인 한경아르떼필하모닉과 좋은 연주를 들려드리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관람권은 롯데콘서트홀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예스24, 티켓 11번가에서 예매할 수 있다. 가격은 2만~10만원.
송태형 문화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