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만 남은' 유퀴즈…탁현민 저격에 尹 쩍벌 논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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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제가 안 나올 걸 그랬나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 출연해 "촬영장 분위기가 평소와 다르다"는 진행자 유재석의 말에 화답하며 한 말이다.
지난 20일 윤 당선인이 '유퀴즈'에 출연한 후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윤 당선인은 4명 중 1명의 게스트로 약 20분 출연했는데 편집이 평소와 다르게 무미건조했다는 평가는 물론 문재인 대통령은 왜 출연하지 않았느냐는 질의도 쏟아졌다.
유재석이 '유퀴즈' 출연이 "당선인의 의지냐 참모의 의지냐"고 질문하자 윤 당선인은 "반반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많이 보고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나가보라 해서 이렇게 나오게 됐다"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유재석은 "솔직히 부담스럽기도 하고 여러 가지로 좀 그렇다"면서 굳어 있는 현장 분위기를 띄우려 애썼지만 삼엄한 경비 등의 문제로 난관에 봉착했다.
윤 당선인은 현재 가장 큰 고민에 대해 "고민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윤 당선인은 "선거할 때만 해도 크게 긴장 안 하고 잠 잘 잤다, 당선되고 나서부터는 숙면이 잘 안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윤 당선인은 "국민들이 편하게 잘 살 수 있는 좋은 결과를 내놔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라며 "엄청난 책임을 지게 됐다"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은 고독한 자리라고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윤 당선인은 트루먼 대통령의 'The buck stops here'를 언급하며 "모든 책임은 여기서 끝난다, 나에게 귀속된다는 이야기다, 많은 사람과 의논도 상의도 해야 하지만 궁극적으로 결정할 때 모든 책임도 져야 하고, 국민들의 기대도 한 몸에 받고, 비판과 비난도 한 몸에 받는다, 열심히 하고, 거기에 따른 책임과 평가를 받으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 직후 한 매체는 "tvN이 문재인 대통령의 출연 요청은 거부했다"고 보도하자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tvN 담당자는 한경닷컴에 "이는 오보다. 법적 조치도 강구하겠다"라며 "문 대통령 측으로부터 요청 자체가 들어온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이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섭외 팩트체크를 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했다.
탁 비서관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출연을 문의했으나 방송사 측으로부터 거절당했다"고 못 박았다.
탁 비서관은 "윤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은 문제가 없다. 비록 시청자들의 각기 다른 판단은 있을 수 있어도 그의 출연 자체는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윤 당선자의 출연 여부와는 별개로 청와대를 상대로 한 CJ의 거짓말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4월과 그 이전, 청와대에서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 이발사, 구두 수선사, 조경담당자들의 출연을 문의한 바 있다"면서 "제작진은 숙고 끝에 CJ 전략지원팀을 통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는다’라는 요지로 거절 의사를 밝혀왔고, 우리는 제작진의 의사를 존중해 더 이상 요청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프로그램 담당자와 통화한 기록이 있고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로 남아있다. 그런데도 CJ가 (출연을) 요청받은 바 없다고 언론에 거짓말을 한 것은, 그 거짓말 자체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면서 "우리가 제작진의 거절을 군말 없이 받아들인 것은 그 프로그램을 존중해서였다. 우리는 어떤 프로그램이 어떤 외압으로 인해 제작에 영향을 받는 것을 원치 않았고, 그러한 태도가 문화예술을 배려하는 가장 올바른 태도라고 믿어왔다"고 쓴소리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윤 당선인의 출연이 오로지 제작진의 판단이었다고 믿고 싶다. 그때는 대통령과 청와대 사람들의 출연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지금은 판단이 달라져서 윤 당선인의 출연이 결정되었다고 해도 좋다"면서 "다만 바라는 것은 어떠한 외압도 없었길 바라며, 앞으로도 오로지 제작진의 판단만을 제작의 원칙으로 삼기를 바랄 뿐"이라고 일갈했다. 윤 당선인의 출연으로 '유퀴즈'가 화제가 됐지만, 시청률은 오히려 하락했다.
시청률 전문기업 TNMS에 따르면 이날 시청률 (이하 유료 가구 기준)은 한 주전인 13일보다 0.4%P 하락 한 3.5%를 기록했으며 시청자 수는 한 주전 131만명보다 15만명 감소한 116만명이 시청했다.
윤 당선인 방송 분량 (20:41~20:59) 시청률은 2.8%를 기록하면서 당일 ‘유퀴즈 온 더 블럭’ 평균 시청률 3.5%보다 0.7%P 낮았다.
윤 당선인은 이날 방송을 위해 지난 13일 2차 내각 인선을 발표한 뒤 '유퀴즈' 촬영장으로 이동해 비밀리에 2시간 동안 촬영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선거운동 기간 중 '쩍벌' 논란으로 구설에 휘말렸던 윤 당선인은 그간 이를 고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날 방송에서는 예의 '쩍벌'이 다시 등장했다. 출연진이 앉는 의자가 낮고 작아 신체 구조상 '쩍벌'이 재연될 상황이었지만 이를 체크한 진행자나 보좌진은 없었다. 방송 이후 "눈을 어디에 둘지 몰라 민망했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유퀴즈' 윤석열 편은 정치인의 예능 출연의 안 좋은 예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 출연해 "촬영장 분위기가 평소와 다르다"는 진행자 유재석의 말에 화답하며 한 말이다.
지난 20일 윤 당선인이 '유퀴즈'에 출연한 후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윤 당선인은 4명 중 1명의 게스트로 약 20분 출연했는데 편집이 평소와 다르게 무미건조했다는 평가는 물론 문재인 대통령은 왜 출연하지 않았느냐는 질의도 쏟아졌다.
유재석이 '유퀴즈' 출연이 "당선인의 의지냐 참모의 의지냐"고 질문하자 윤 당선인은 "반반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많이 보고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나가보라 해서 이렇게 나오게 됐다"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유재석은 "솔직히 부담스럽기도 하고 여러 가지로 좀 그렇다"면서 굳어 있는 현장 분위기를 띄우려 애썼지만 삼엄한 경비 등의 문제로 난관에 봉착했다.
윤 당선인은 현재 가장 큰 고민에 대해 "고민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윤 당선인은 "선거할 때만 해도 크게 긴장 안 하고 잠 잘 잤다, 당선되고 나서부터는 숙면이 잘 안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윤 당선인은 "국민들이 편하게 잘 살 수 있는 좋은 결과를 내놔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라며 "엄청난 책임을 지게 됐다"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은 고독한 자리라고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윤 당선인은 트루먼 대통령의 'The buck stops here'를 언급하며 "모든 책임은 여기서 끝난다, 나에게 귀속된다는 이야기다, 많은 사람과 의논도 상의도 해야 하지만 궁극적으로 결정할 때 모든 책임도 져야 하고, 국민들의 기대도 한 몸에 받고, 비판과 비난도 한 몸에 받는다, 열심히 하고, 거기에 따른 책임과 평가를 받으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 직후 한 매체는 "tvN이 문재인 대통령의 출연 요청은 거부했다"고 보도하자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tvN 담당자는 한경닷컴에 "이는 오보다. 법적 조치도 강구하겠다"라며 "문 대통령 측으로부터 요청 자체가 들어온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이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섭외 팩트체크를 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했다.
탁 비서관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출연을 문의했으나 방송사 측으로부터 거절당했다"고 못 박았다.
탁 비서관은 "윤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은 문제가 없다. 비록 시청자들의 각기 다른 판단은 있을 수 있어도 그의 출연 자체는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윤 당선자의 출연 여부와는 별개로 청와대를 상대로 한 CJ의 거짓말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4월과 그 이전, 청와대에서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 이발사, 구두 수선사, 조경담당자들의 출연을 문의한 바 있다"면서 "제작진은 숙고 끝에 CJ 전략지원팀을 통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는다’라는 요지로 거절 의사를 밝혀왔고, 우리는 제작진의 의사를 존중해 더 이상 요청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프로그램 담당자와 통화한 기록이 있고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로 남아있다. 그런데도 CJ가 (출연을) 요청받은 바 없다고 언론에 거짓말을 한 것은, 그 거짓말 자체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면서 "우리가 제작진의 거절을 군말 없이 받아들인 것은 그 프로그램을 존중해서였다. 우리는 어떤 프로그램이 어떤 외압으로 인해 제작에 영향을 받는 것을 원치 않았고, 그러한 태도가 문화예술을 배려하는 가장 올바른 태도라고 믿어왔다"고 쓴소리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윤 당선인의 출연이 오로지 제작진의 판단이었다고 믿고 싶다. 그때는 대통령과 청와대 사람들의 출연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지금은 판단이 달라져서 윤 당선인의 출연이 결정되었다고 해도 좋다"면서 "다만 바라는 것은 어떠한 외압도 없었길 바라며, 앞으로도 오로지 제작진의 판단만을 제작의 원칙으로 삼기를 바랄 뿐"이라고 일갈했다. 윤 당선인의 출연으로 '유퀴즈'가 화제가 됐지만, 시청률은 오히려 하락했다.
시청률 전문기업 TNMS에 따르면 이날 시청률 (이하 유료 가구 기준)은 한 주전인 13일보다 0.4%P 하락 한 3.5%를 기록했으며 시청자 수는 한 주전 131만명보다 15만명 감소한 116만명이 시청했다.
윤 당선인 방송 분량 (20:41~20:59) 시청률은 2.8%를 기록하면서 당일 ‘유퀴즈 온 더 블럭’ 평균 시청률 3.5%보다 0.7%P 낮았다.
윤 당선인은 이날 방송을 위해 지난 13일 2차 내각 인선을 발표한 뒤 '유퀴즈' 촬영장으로 이동해 비밀리에 2시간 동안 촬영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선거운동 기간 중 '쩍벌' 논란으로 구설에 휘말렸던 윤 당선인은 그간 이를 고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날 방송에서는 예의 '쩍벌'이 다시 등장했다. 출연진이 앉는 의자가 낮고 작아 신체 구조상 '쩍벌'이 재연될 상황이었지만 이를 체크한 진행자나 보좌진은 없었다. 방송 이후 "눈을 어디에 둘지 몰라 민망했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유퀴즈' 윤석열 편은 정치인의 예능 출연의 안 좋은 예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