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도네시아 증시 활황세가 이어지면서 관련 펀드에 화색이 돌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이 앞다퉈 인도네시아에 투자하면서 장기 성장성도 부각되고 있다.

'자원 부국' 수혜…인도네시아 ETF 수익률 쑥쑥
한국투자신탁운용은 ‘KINDEX 인도네시아MSCI(합성)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이 500억원을 넘어섰다고 22일 발표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되고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도네시아 시장으로 돈이 몰린 덕분이다. 인도네시아는 원자재가 전체 수출액의 41%를 차지하는 자원부국이다. 석탄 원유 천연가스 니켈 등 부존자원과 팜유 고무 커피 등 농산물이 풍부하다.

올해 들어 전쟁과 금리 인상 우려로 세계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인도네시아 대표 주가지수인 IDX종합지수는 연초 이후 9.81% 상승했다. 모든 국가별 주요 지수 수익률 중 아르헨티나(10.85%)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KINDEX 인도네시아MSCI(합성) ETF’는 인도네시아에 직접 투자하는 국내 유일한 ETF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1.62%다. 공모펀드인 ‘NH아문디인도네시아포커스펀드’도 지난 3개월 동안 10.1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유럽연합(EU)이 오는 8월부터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완전히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인도네시아 석탄 기업이 수혜주로 떠올랐다. 이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석탄 공급량이 수요 증가분을 채우지 못하면서 석탄 가격은 연평균 t당 218달러를 웃도는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석탄 가격 상승은 올해 1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른 인도네시아 수혜주로는 유나이티드트랙터스와 부킷아삼 등을 꼽았다. 주가는 각각 연초 대비 27%, 37% 오른 상태다.

전기차 관련 시장 성장세도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의 세계 생산량 중 인도네시아 비중이 32.7%에 달한다. 세계 1위다. 글로벌 배터리 1, 2위 업체가 인도네시아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지에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중국 CATL은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정성인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부장은 “LG에너지솔루션, CATL 등 글로벌 2차전지 제조 기업이 현지에서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인도네시아가 급성장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수혜를 볼 나라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