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규제 샌드박스 열어준다더니…반년째 영업 막힌 인슈어테크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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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금소법 시행으로 영업 중단
혁신금융서비스 검토한다던 당국
4개월째 대응 없이 '감감무소식'
중소 핀테크, 존폐 기로 놓여
혁신금융서비스 검토한다던 당국
4개월째 대응 없이 '감감무소식'
중소 핀테크, 존폐 기로 놓여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를 제공하던 인슈어테크(인슈어런스+테크)사들이 반년째 영업 중단 사태를 겪고 있다. 2020년만 해도 핀테크사의 보험 비교·추천서비스 허용을 검토하겠다던 금융당국이 작년 9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에 따라 이 서비스를 사실상 금지하면서다. 당국은 지난해 10월 규제 특례를 통해 중소 핀테크사가 살 길을 열어주기로 했지만 6개월째 지연되면서 업계는 고사 위기에 처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금소법 시행에 따라 금지된 중소 핀테크사의 금융상품 비교·추천서비스에 대해 규제 샌드박스 지정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당국은 작년 9월 상당수 핀테크사가 라이선스 없는 불법 영업을 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들 핀테크사의 비교·추천서비스에 대해 금융상품별로 라이선스 취득이 필요한 ‘중개’ 행위라고 해석한 것이다. 가령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를 제공하는 인슈어테크사가 서비스를 이어 나가려면 보험 중개가 가능한 보험대리점업 라이선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상품 비교·분석서비스에 집중하던 핀테크사가 금소법의 직격탄을 맞았다. 빅테크는 대부분 별도 라이선스 취득을 통해 사업을 이어 나갈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전자금융업 라이선스만 보유한 핀테크사는 보험대리점업 취득이 법으로 막혀 있다. 이런 탓에 중소형 핀테크사가 존폐 기로에 서자 당국은 중개 행위로 단정짓기 어려운 서비스에 대해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해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작년 말께 보맵 아이지넷 해빗팩토리 등 인슈어테크 3사가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다. 또 올해 초 9개 핀테크사가 한국핀테크산업협회를 통해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혁신금융서비스 검토는 반년째 ‘감감무소식’이다. 핀테크업계에선 상당수 중소형사가 영업을 중지한 채 투자금만 날리는 상황이 됐다. 보험상품 분석 및 비교·추천서비스 위주인 인슈어테크사가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력 감축에 나서는 업체도 속출하고 있다”며 “담당 실무부서에서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사업을 해야 하는지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는 “보험 가입자가 일일이 약관을 읽기 어려워 소비자 피해가 적지 않은 금융상품이 보험”이라며 “여러 보험상품을 놓고 소비자가 제대로 고를 수 있도록 하는 게 제대로 된 ‘혁신’ 아니냐”고 했다.
한편 금융위원회의 뒤바뀐 방침이 업계 손실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는 2020년 7월 “보험 모집 채널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자금융업자의 보험대리점 등록 허용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1년여 만에 금소법을 계기로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금융위 발표로 비대면 금융서비스에 대한 긍정적 기류가 형성되면서 핀테크사의 금융상품 비교·추천서비스가 물꼬 터지듯 활성화되기 시작했다”며 “인슈어테크사의 피해가 큰 데는 당국 책임이 없다고 보기 힘들다”고 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금융상품 비교·분석서비스에 집중하던 핀테크사가 금소법의 직격탄을 맞았다. 빅테크는 대부분 별도 라이선스 취득을 통해 사업을 이어 나갈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전자금융업 라이선스만 보유한 핀테크사는 보험대리점업 취득이 법으로 막혀 있다. 이런 탓에 중소형 핀테크사가 존폐 기로에 서자 당국은 중개 행위로 단정짓기 어려운 서비스에 대해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해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작년 말께 보맵 아이지넷 해빗팩토리 등 인슈어테크 3사가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다. 또 올해 초 9개 핀테크사가 한국핀테크산업협회를 통해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혁신금융서비스 검토는 반년째 ‘감감무소식’이다. 핀테크업계에선 상당수 중소형사가 영업을 중지한 채 투자금만 날리는 상황이 됐다. 보험상품 분석 및 비교·추천서비스 위주인 인슈어테크사가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력 감축에 나서는 업체도 속출하고 있다”며 “담당 실무부서에서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사업을 해야 하는지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는 “보험 가입자가 일일이 약관을 읽기 어려워 소비자 피해가 적지 않은 금융상품이 보험”이라며 “여러 보험상품을 놓고 소비자가 제대로 고를 수 있도록 하는 게 제대로 된 ‘혁신’ 아니냐”고 했다.
한편 금융위원회의 뒤바뀐 방침이 업계 손실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는 2020년 7월 “보험 모집 채널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자금융업자의 보험대리점 등록 허용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1년여 만에 금소법을 계기로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금융위 발표로 비대면 금융서비스에 대한 긍정적 기류가 형성되면서 핀테크사의 금융상품 비교·추천서비스가 물꼬 터지듯 활성화되기 시작했다”며 “인슈어테크사의 피해가 큰 데는 당국 책임이 없다고 보기 힘들다”고 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