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민형배 ‘검수완박’ 경쟁은 지역구 쟁탈전? [여의도 와이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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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광주 광산구을에 근거지
권은희 19·20대, 민형배 21대 당선
“권은희 ‘검수완박’ 찬성 입장 내자
민형배는 탈당으로 더 큰 ‘공’ 노려”
권은희 19·20대, 민형배 21대 당선
“권은희 ‘검수완박’ 찬성 입장 내자
민형배는 탈당으로 더 큰 ‘공’ 노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전격 수용하면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정국’이 극적으로 실마리를 찾았다.
정치권에선 그동안 검수완박 정국에서 판도를 뒤흔든 ‘키플레이어’로 세 사람을 꼽는다. 양향자 무소속 의원과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 그리고 막판에 자진해서 민주당을 탈당한 민형배 의원이다.
양 의원은 이달 초 민주당에 의해 법제사법위원회로 사보임될 때만 해도 안건조정위원회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통과를 뒷받침 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 19일 본인 명의의 ‘검수완박 강행처리 반대 입장문’이 유출되면서 검수완박 반대편에 서 화제를 모았다.
국민의당 원내대표인 권 의원은 같은 날 “검찰개혁의 중추는 수사·기소의 분리”라며 검수완박에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당이 ‘검수완박 저지’를 당론으로 내세운 국민의힘과 통합을 앞둔 상황에서 당과 정반대 목소리를 낸 것이다.
민 의원은 양 의원의 검수완박 반기로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법안 통과에 어려움이 예상되자 지난 20일 전격 탈당계를 제출했다. 그는 “수사 기소 분리를 통한 검찰 정상화에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을까 싶어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이들 세 의원은 모두 광주를 지역구로 뒀거나 근거지로 삼고 있다. 양 의원은 광주 서구을, 민 의원은 광산구을이 지역구다. 권 의원은 지난 19·20대 국회에서 광산구을 지역구 의원을 지냈다. 정치권에서는 이 중에서도 권 의원과 민 의원이 같은 광산구을을 지역구로 삼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권 의원은 2014년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광산구을에 출마해 처음 배지를 달았다. 당시 민 의원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광산구청장이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권 의원이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으로 적을 옮겨 재선에 성공했다. 민 의원은 2018년까지 광산구청장을 지내며 지역구 의원인 권 의원과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
두 사람은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 의원이 광산구에 도전장을 내면서 경쟁 관계로 전환했다. 그런데 당시 안 대표가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권 의원도 막판에 지역구 출마를 포기하고 비례대표(3번)로 방향을 틀었다. 결국 이런 과정을 거쳐 민 의원은 권 의원의 지역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정가에서는 권 의원의 안철수-윤석열 단일화 반대, 국민의힘과 합당 반대, 당적 제명 요구 등 일련의 행동을 두고 “향후 민주당 소속으로 광주에 다시 출마하기 위한 명분을 쌓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권 의원이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에 힘을 실어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자 지역구 내 잠재적 경쟁자인 민 의원이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검수완박 국면에서 권 의원보다 더 큰 '공'을 세우기 위해 탈당을 감행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초 법사위에서는 양향자 의원의 반기에 대응해 이수진(서울 동작) 의원이 탈당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 있었다”며 “민 의원이 자진해서 탈당하게 된 배경엔 권 의원과 같은 지역구를 둔 경쟁관계란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정치권에선 그동안 검수완박 정국에서 판도를 뒤흔든 ‘키플레이어’로 세 사람을 꼽는다. 양향자 무소속 의원과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 그리고 막판에 자진해서 민주당을 탈당한 민형배 의원이다.
양 의원은 이달 초 민주당에 의해 법제사법위원회로 사보임될 때만 해도 안건조정위원회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통과를 뒷받침 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 19일 본인 명의의 ‘검수완박 강행처리 반대 입장문’이 유출되면서 검수완박 반대편에 서 화제를 모았다.
국민의당 원내대표인 권 의원은 같은 날 “검찰개혁의 중추는 수사·기소의 분리”라며 검수완박에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당이 ‘검수완박 저지’를 당론으로 내세운 국민의힘과 통합을 앞둔 상황에서 당과 정반대 목소리를 낸 것이다.
민 의원은 양 의원의 검수완박 반기로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법안 통과에 어려움이 예상되자 지난 20일 전격 탈당계를 제출했다. 그는 “수사 기소 분리를 통한 검찰 정상화에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을까 싶어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이들 세 의원은 모두 광주를 지역구로 뒀거나 근거지로 삼고 있다. 양 의원은 광주 서구을, 민 의원은 광산구을이 지역구다. 권 의원은 지난 19·20대 국회에서 광산구을 지역구 의원을 지냈다. 정치권에서는 이 중에서도 권 의원과 민 의원이 같은 광산구을을 지역구로 삼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권 의원은 2014년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광산구을에 출마해 처음 배지를 달았다. 당시 민 의원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광산구청장이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권 의원이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으로 적을 옮겨 재선에 성공했다. 민 의원은 2018년까지 광산구청장을 지내며 지역구 의원인 권 의원과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
두 사람은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 의원이 광산구에 도전장을 내면서 경쟁 관계로 전환했다. 그런데 당시 안 대표가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권 의원도 막판에 지역구 출마를 포기하고 비례대표(3번)로 방향을 틀었다. 결국 이런 과정을 거쳐 민 의원은 권 의원의 지역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정가에서는 권 의원의 안철수-윤석열 단일화 반대, 국민의힘과 합당 반대, 당적 제명 요구 등 일련의 행동을 두고 “향후 민주당 소속으로 광주에 다시 출마하기 위한 명분을 쌓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권 의원이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에 힘을 실어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자 지역구 내 잠재적 경쟁자인 민 의원이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검수완박 국면에서 권 의원보다 더 큰 '공'을 세우기 위해 탈당을 감행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초 법사위에서는 양향자 의원의 반기에 대응해 이수진(서울 동작) 의원이 탈당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 있었다”며 “민 의원이 자진해서 탈당하게 된 배경엔 권 의원과 같은 지역구를 둔 경쟁관계란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