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0개월 된 딸을 학대하다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살해)를 받는 A(29)씨가 대전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4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생후 20개월 된 딸을 학대하다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살해)를 받는 A(29)씨가 대전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4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고작 20개월 밖에 안 된 동거녀의 딸을 성폭행하고 학대하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30대 남성에게 항소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했다.

대전고법 제1-1형사부(재판장 정정미)는 22일 아동학대살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양모씨(30)와 사체은닉 혐의로 기소된 정모씨(25)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날 "양육하던 20개월 피해 아동을 강제 추행하고 강간하고, 운다는 이유로 얼굴을 밟고 때리는 등 잔혹한 폭력을 가해 살해했다"며 "정씨와 함께 피해 아동의 사체를 아이스박스에 은닉하고, 일상 생활을 유지하다 도피생활 도중 절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 아동을 외조모로부터 데려오기 전 근친상간을 수차례 검색한 사실을 비춰보면 자신의 성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 아동은 그저 자신 기분에 따라 마음대로 하는 봉제 인형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사형에서 판결을 판결할 때 고려할 모든 조건을 살펴봤을 때 양씨에게 사형을 선고하지 못할 이유가 없고 성적 성향과 재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사형을 구형했다.

또한 1심에서 기각됐던 성 충동 약물치료(화학적 거세)와 신상 정보 공개·고지 명령도 함께 청구했다.

정씨에 대해서도 "피해 아동이 다리가 부러진 사실을 알고도 보호하기는커녕 양씨를 도와 사체를 아이스박스에 담고 정기적으로 얼음을 교체하는 등 사체를 은닉을 도왔다"며 "양씨의 범행을 은폐하는데 주력한 정씨에게도 상응하는 처벌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1심과 같은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양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의 범행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되지 않지만 원심이 이례적으로 가벼운 형을 선고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항소 기각을 요청했다. 정씨 측 변호인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지적장애 특성을 갖고 있으며 범행 당시 심리적 지배를 당하고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선고는 다음달 27일 오전 10시에 진행된다.

양씨는 지난해 6월 대전 소재 자택에서 정씨의 20개월 된 딸인 A양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담아 집안 화장실에 숨기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A양의 시신 유기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양씨에게 징역 30년, 정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다만 검찰이 양씨에게 청구한 성충동 약물치료 명령과 신상공개 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