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홀가분한 기분"…자영업자들은 매출 늘어 함박웃음
거리두기 해제된 '불금'…새벽까지 술집·클럽 빈자리 없이 꽉꽉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뒤 첫 금요일인 22일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서울 번화가 곳곳은 '불금'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활기가 넘쳤다.

퇴근 후 동료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러 온 직장인들에 더해 오랜만에 친구들과 약속을 잡고 만난 사람들까지 북적대며 거리는 인파로 가득했다.

특히 오후 7시께 서울 중구 을지로 골목길은 행인들끼리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붐볐다.

가게 앞에 마련된 메뉴판을 살펴보느라 멈춰 있는 사람들과 지나가려는 사람들이 뒤섞여 무척 혼잡했다.

가게 입구를 지나가던 시민들은 "사람이 왜 이렇게 많아"라며 놀라워했다.

비슷한 시각 서울대입구역 '샤로수길' 초입의 한 대형 고깃집 앞에는 10명 넘는 손님들이 긴 줄을 서고 있었다.

가게 안은 4∼5명씩 모여 앉은 손님들로 만석이었고, 떠들고 술을 마시며 고기를 굽느라 여념이 없었다.

대학생 박희재(28) 씨는 "원래 사람이 많았지만 이렇게 초저녁부터 자리가 없을 만큼 붐비는 건 오랜만인 것 같다.

거리두기 해제가 이제 좀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성북구 안암동 고깃집이 즐비한 거리의 한 음식점에서 입장을 기다리던 황모(30) 씨는 "인원, 장소, 시간 제약이 있을 땐 모이기 힘들었고 굉장히 답답한 느낌이었는데 오랜만에 홀가분한 느낌을 받는다"며 웃었다.

대학생 진하솜(22) 씨도 "단순히 술을 마셔서 좋다기보다는 못 만났던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돼 정말 거리두기가 풀렸다는 게 체감이 된다"며 "신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오후 10시 30분께 경기도 판교역 양고기꼬치 식당에서 만난 직장인 안모(25) 씨는 "이 시간에 여유 있게 먹고 마시는 건 1년 만인 것 같다"며 "식당이 늦게까지 하니 확실히 자리를 옮겨야 한다는 부담이 없어서 좋다.

새벽 1시까지 마실 생각"이라고 했다.

경복궁역 인근 한 치킨집에서 대학 동기 모임을 하던 최덕현(30) 씨는 "이렇게 모인 건 반년 만"이라며 "시간 제한도 없으니 맘 편히 먹으려 한다"고 했다.
거리두기 해제된 '불금'…새벽까지 술집·클럽 빈자리 없이 꽉꽉
밤 12시가 가까워진 시각에도 사람들은 좀처럼 자리를 뜨지 않았다.

오후 11시 30분께 마포구 공덕동 먹자골목에 있는 한 술집은 빈 테이블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강남역에서 신논현역 방향으로 늘어선 술집들은 손님으로 만원을 이뤘고 클럽에는 대기 줄이 40명 넘게 늘어섰다.

거리엔 음악 소리가 울려 퍼지고 길바닥엔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었다.

식당과 호프집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늘어난 손님에 반색했다.

술집 사장 이영철(54) 씨는 "새벽 2시까지 영업한다.

뒷정리까지 끝내면 새벽 5신데 그래도 좋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삼겹살집 점장 정모(59) 씨도 "이제 코로나 이전처럼 새벽 3시까지 문을 열어서 손님이 더 많이 올 것 같다"며 "지난주와 비교해 이번 주 매출이 10∼20%는 올랐다"고 했다.

거리두기가 해제됐다고 해서 코로나 이전과 똑같지는 않은 것 같다고 느끼는 시민들도 있었다.

을지로 맥줏집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던 이창민(35) 씨는 "집에 돌아갈 시각은 정해두지 않았다.

들어가는 대로 마실 것"이라면서도 "코로나가 워낙 장기화하기도 하고 그간 영업시간 제한이 조금씩 완화됐기 때문에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다고 해도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송은경 김윤철 김준태 설하은 안정훈 오규진 오명언 오지은 오진송 유한주 임지우 조현영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