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경선…대구엔 '홍심' 홍준표·강원엔 '구사일생' 김진태
경기도와는 달랐다…朴心·尹心 미풍에 그친 대구·강원
국민의힘 대구시장·강원지사 경선에서 이른바 '박심(朴心)'과 '윤심(尹心)'은 미풍에 그치고 말았다.

23일 대구시장·강원지사 후보로 '홍심(洪心)'을 내세운 홍준표 의원, 공천 배제됐다가 구사일생해 경선을 치른 김진태 전 의원이 각각 선출되면서다.

전날 경기지사 경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을 지낸 초선의 김은혜 의원이 대권 주자급인 유승민 전 의원을 꺾은 것과 대비된다.

대구 경선은 '박심'의 시험대였다.

경선 결과에 따라 사면·복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여전히 유효한지를 엿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다.

당초 '대어급' 주자인 홍 의원의 무난한 승리로 전망됐던 경선이었지만,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박심'을 필두로 출사표를 던지면서 경선 구도는 출렁였다.

여기에 윤석열 당선인과의 교감을 앞세운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가세했다.

홍 의원은 "자기의 역량으로 시민의 선택을 받는 게 정치다.

오로지 홍심(洪心)으로 심판받겠다.

박심·윤심 팔이 정치가 돼 유감"이라며 바짝 날을 세웠다.

결국 대구는 대중적 인지도와 정치적 체급이 높은 홍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홍 의원은 지난 21∼22일 이틀에 걸쳐 '3파전'으로 실시된 당내 경선에서 49.46%(현역 의원 출마 및 무소속 출마 이력 감산점 10% 반영)를 얻어 김 전 최고위원(26.43%), 유 변호사(18.62%)를 누르고 후보로 선출됐다.

당 관계자는 "유 변호사가 '박심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통하지 않았다"며 "예상보다 저조한 득표율을 보이며 2위도 아닌 3위로 밀렸다"고 평가했다.
경기도와는 달랐다…朴心·尹心 미풍에 그친 대구·강원
강원지사 경선은 김 전 의원이 '윤심'의 벽을 넘을지가 관전포인트였다.

경선도 '단식'을 불사한 김 전 의원의 반발 끝에 열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던 김 전 의원이 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배제'를 당하면서다.

공관위는 윤 당선인의 선거대책본부에서 언론전략기획단장을 맡으며 TV토론을 도왔던 황상무 전 KBS 앵커를 단수 공천했다.

여론조사 선두권인 예비후보가 경선의 기회도 얻지 못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결과였던 만큼 '윤심'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정치권에 퍼졌다.

이후 공관위는 단수공천을 번복하고 '김진태-황상무'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대신에 과거 5·18과 불교 관련 발언에 대해 김 전 의원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즉각 사과한 김 전 의원은 구사일생으로 강원지사 후보를 거머쥐게 됐다.

경선 결과는 책임당원 선거인단의 유효 투표 결과와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 결과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홍 의원과 김 전 의원은 두가지 조사에서 모두 우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와는 달랐다…朴心·尹心 미풍에 그친 대구·강원
앞서 '윤심'은 윤 당선인 부친의 고향인 충청 지역에서 적중한 바 있다.

충북지사 후보로는 윤 당선인의 특별고문인 김영환 전 의원이, 충남지사 후보로는 윤 당선인의 출마 요청을 받은 3선의 김태흠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윤 당선인은 당초 원내대표 출마를 노렸던 김 의원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충남지사 출마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행정의 경우 중앙정부 지원을 끌어내는 게 핵심 역량인 만큼 '윤심'도 일종의 강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그러나 계파 정치가 갈등으로 이어지고, 당심이 민심을 따라가지 못해 '본선 경쟁력'을 확보 못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