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임금 동결…올해 인상-동결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
협상 최종 결렬 시 26일 오전 4시 첫차부터 운행 중단
서울 시내버스 멈추나…총파업 D-1 25일 막판 협상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총파업 갈림길에 섰다.

24일 서울시버스노조에 따르면 노조와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25일 오후 3시 서울지방노동위원회 2차 조정 회의에서 막판 협상에 나선다.

노조는 26일 0시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오전 4시 첫차부터 운행을 중단할 방침이다.

서울시버스노조에 가입된 시내버스(마을버스 제외)는 61개 사 7천235대로 전체 시내버스의 98%에 달한다.

서울시버스노조는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올해 임금 협상을 벌여왔다.

노조가 32만2천276원의 정액(4호봉 기준 8.09%) 인상을 요구한 가운데 사측이 임금동결을 고수하자 협상은 파행을 거듭했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노조는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지난 8일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했다.

이달 19일 진행된 파업 찬반 투표에서는 재적 조합원 대비 찬성률 87.3%로 파업안이 가결됐다.

노조는 조정 기한인 25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조정 기간 연장 없이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전국 버스노조(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역시 26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서울시 버스회사들의 임금은 2020년 2.8%가 인상된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에는 동결됐다.

서울 시내버스 멈추나…총파업 D-1 25일 막판 협상
2년 연속 임금 동결은 임금 삭감과 다를 바 없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까지 크게 진전된 내용은 없다"며 "조정이 불발되면 예고한 대로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준공영제에 따라 버스 회사에 재정지원을 해온 서울시는 임금협상 당사자가 노사인 만큼 직접 개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지하철 운행 시간 연장, 택시 부제 해제 등 비상수송계획을 수립해 대응할 방침이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서울 시내에서 운행되는 대부분의 버스가 멈춰서면서 시민 불편은 피할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가 재개되면 버스와 지하철 운행 모두에 차질이 생기며 출·퇴근길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전장연은 이달 21일부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이어오면서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게 장애인 권리 예산 편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 단체는 추 후보자의 답변을 보고 25일 추후 활동 계획을 발표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서울 버스 파업은 2012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협상 시한을 40분 넘긴 오전 4시 45분께 노사 합의에 이르면서 첫차 운행만 40분가량 중단됐을 뿐 전면 파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2015년에는 첫차 운행 10분을 앞두고 오전 3시 50분께 극적으로 노사 협상이 타결됐다.

현재 서울시 시내버스는 준공영제로 운영되고 있다.

준공영제는 지방자치단체가 버스업체의 적자 등을 보전해주는 대신 격오지 등 취약지역 노선을 유지하는 등의 방식으로 공공성을 유지하는 버스 운영 체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