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1240원마저 넘어선 환율…그 끝은 어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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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상승
'원화 약세'라기보단 '달러 강세'가 정확
Fed, 총수요 대책인
출구전략만으론 '인플레 잡기' 한계
강달러 통해
'인플레 수출'하는 근린궁핍화 주목
'원화 약세'라기보단 '달러 강세'가 정확
Fed, 총수요 대책인
출구전략만으론 '인플레 잡기' 한계
강달러 통해
'인플레 수출'하는 근린궁핍화 주목
원·달러 환율이 1240원 선마저 넘어섰다. 올해 외환시장은 4월이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이런 전망 자체는 유지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 수준은 한 단계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는 것은 ‘원화 약세’라기보다 ‘달러 강세’가 더 정확한 표현이다. 1년 전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인플레이션 쇼크 이후 달러인덱스는 13%, 원·달러 환율은 14% 정도 올랐다. 세계 통화 중 달러가 약세를 보인 것은 중국 위안화가 유일하다.
달러 가치는 이른바 ‘머큐리(mercury·펀더멘털) 요인’과 ‘마르스(mars·정책)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지난해 4월 이후 달러 강세는 머큐리 요인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미국 경제 성장률은 5.7%로 유로존(5.2%), 일본(1.6%), 그리고 한국(4%)보다 높았다. 올해도 이 추세는 유지될 전망이다.
올 들어 달러 강세는 마르스 요인이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뒤늦게 인플레이션의 심각성을 인식한 미국 중앙은행(Fed)이 출구전략(테이퍼링→금리 인상→양적긴축)을 서두르고 있어서다. 금융위기 이후 출구전략 추진 과정을 보면 테이퍼링이 처음 언급된 뒤 양적긴축까지 4년 넘게 걸렸지만 이번에는 7개월로 단축될 가능성이 높다.
Fed가 ‘성장 훼손’과 같은 부작용을 우려하면서도 급진적 출구전략을 추진하는 것은 이미 위험 수위를 넘은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Fed는 인플레이션이 광범위하고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8.9%는 목표치인 2%를 네 배 이상 웃돈 것이다. 질적으로도 생활물가 중심으로 오르고 있어 미국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고통은 대공황 이후 최고 수준이다.
문제는 주로 총수요 대책인 출구전략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지난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만난 자리에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최근의 인플레이션이 총공급 요인에 기인하는 만큼 출구전략을 추진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성격을 ‘일시적’이라고 고집할 당시부터 이 점을 간파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총공급 요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입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달러 강세를 용인해 왔다. ‘제2의 루빈 독트린’으로 불리는 ‘옐런 독트린’이란 용어가 나오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옐런 독트린 시대가 전개되면 달러 가치와 원·달러 환율은 지금 수준보다 한 단계 더 뛸 것으로 예상된다.
1985년 플라자협정 체결 이후 10년 동안 엔·달러 환율은 267엔대에서 79엔대로 추락했고, 이 과정에서 일본 경제는 장기 침체 국면에 빠졌다. 1990년대 미국 재무장관이던 로버트 루빈은 일본 경제를 살리는 것이 자국 경제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엔·달러 환율을 다시 148엔까지 끌어올렸는데, 이것이 루빈 독트린이다.
물론 루빈 독트린과 옐런 독트린은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전자가 ‘강달러, 수출주도국 통화 약세’를 통해 일본 한국 등의 경기를 살리는 공생적 목적이 강했던 데 비해 후자는 강달러를 통해 자국의 인플레이션을 수출하는 근린궁핍화 성격이 짙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옐런 독트린은 추진 과정에서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모든 국가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과도한 달러 가치 부양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도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최후의 버팀목은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Fed의 계량모델 ‘퍼버스(Ferbus=FRB+US)’ 추정 자료에 따르면 달러 가치가 10% 상승하면 미국 경제 성장률은 0.75%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나온다.
5월 Fed 회의를 앞두고 옐런 독트린으로 강달러 시대가 재연될 것이란 시각에 대해 너무 과민 반응할 필요는 없다. Fed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빅스텝(0.5%포인트) 혹은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 양적긴축이 우려되는 지금이 원·달러 환율을 보는 시각이 가장 불안할 때다. 코로나19 직전 원·달러 환율은 1280원대였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는 것은 ‘원화 약세’라기보다 ‘달러 강세’가 더 정확한 표현이다. 1년 전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인플레이션 쇼크 이후 달러인덱스는 13%, 원·달러 환율은 14% 정도 올랐다. 세계 통화 중 달러가 약세를 보인 것은 중국 위안화가 유일하다.
달러 가치는 이른바 ‘머큐리(mercury·펀더멘털) 요인’과 ‘마르스(mars·정책)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지난해 4월 이후 달러 강세는 머큐리 요인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미국 경제 성장률은 5.7%로 유로존(5.2%), 일본(1.6%), 그리고 한국(4%)보다 높았다. 올해도 이 추세는 유지될 전망이다.
올 들어 달러 강세는 마르스 요인이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뒤늦게 인플레이션의 심각성을 인식한 미국 중앙은행(Fed)이 출구전략(테이퍼링→금리 인상→양적긴축)을 서두르고 있어서다. 금융위기 이후 출구전략 추진 과정을 보면 테이퍼링이 처음 언급된 뒤 양적긴축까지 4년 넘게 걸렸지만 이번에는 7개월로 단축될 가능성이 높다.
Fed가 ‘성장 훼손’과 같은 부작용을 우려하면서도 급진적 출구전략을 추진하는 것은 이미 위험 수위를 넘은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Fed는 인플레이션이 광범위하고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8.9%는 목표치인 2%를 네 배 이상 웃돈 것이다. 질적으로도 생활물가 중심으로 오르고 있어 미국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고통은 대공황 이후 최고 수준이다.
문제는 주로 총수요 대책인 출구전략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지난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만난 자리에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최근의 인플레이션이 총공급 요인에 기인하는 만큼 출구전략을 추진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성격을 ‘일시적’이라고 고집할 당시부터 이 점을 간파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총공급 요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입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달러 강세를 용인해 왔다. ‘제2의 루빈 독트린’으로 불리는 ‘옐런 독트린’이란 용어가 나오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옐런 독트린 시대가 전개되면 달러 가치와 원·달러 환율은 지금 수준보다 한 단계 더 뛸 것으로 예상된다.
1985년 플라자협정 체결 이후 10년 동안 엔·달러 환율은 267엔대에서 79엔대로 추락했고, 이 과정에서 일본 경제는 장기 침체 국면에 빠졌다. 1990년대 미국 재무장관이던 로버트 루빈은 일본 경제를 살리는 것이 자국 경제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엔·달러 환율을 다시 148엔까지 끌어올렸는데, 이것이 루빈 독트린이다.
물론 루빈 독트린과 옐런 독트린은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전자가 ‘강달러, 수출주도국 통화 약세’를 통해 일본 한국 등의 경기를 살리는 공생적 목적이 강했던 데 비해 후자는 강달러를 통해 자국의 인플레이션을 수출하는 근린궁핍화 성격이 짙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옐런 독트린은 추진 과정에서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모든 국가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과도한 달러 가치 부양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도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최후의 버팀목은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Fed의 계량모델 ‘퍼버스(Ferbus=FRB+US)’ 추정 자료에 따르면 달러 가치가 10% 상승하면 미국 경제 성장률은 0.75%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나온다.
5월 Fed 회의를 앞두고 옐런 독트린으로 강달러 시대가 재연될 것이란 시각에 대해 너무 과민 반응할 필요는 없다. Fed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빅스텝(0.5%포인트) 혹은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 양적긴축이 우려되는 지금이 원·달러 환율을 보는 시각이 가장 불안할 때다. 코로나19 직전 원·달러 환율은 1280원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