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통령을 가리는 결선 투표가 24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연임을 노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 후보가 맞붙었다. 한국시간으로 다음날 오전 4시께 예비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프랑스는 이날 오전 8시 프랑스 대통령 결선 투표를 개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투표율은 26.4%로 5년 전 결선투표 당시 같은 시각보다 1.8%포인트 낮다. 프랑스 대통령 선거는 가장 많은 득표를 기록한 2명을 가리는 1차 투표와 이 2명을 놓고 대통령을 선출하는 결선투표로 나뉜다. 지난 10일 12명의 대선 후보를 놓고 진행된 1차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득표율 27.85%)과 르펜 후보(23.15%)가 결선 무대에 올랐다.

두 후보가 붙는 건 2017년 대선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엔 마크롱 대통령이 66%의 득표율을 얻어 르펜을 압도했다. 이번 대선 분위기도 마크롱의 승리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두 후보 간의 표차는 5년 전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가 내놓은 여론조사 기반 통계 예측 모델에 따르면 이날 마크롱은 56% 득표율을 얻어 르펜(44%)을 12%포인트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지난달 중순 18%포인트까지 벌어졌던 예상득표율은 지난 4일 6%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연금 수령 시기를 62세에서 65세로 끌어올리려는 마크롱의 계획을 공격하면서 르펜이 지지율을 높여나가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결선투표가 가까워지자 르펜이 몸담고 있는 극우 성향의 정당인 국민연합이 러시아 은행에서 빌린 돈을 여전히 갚고 있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표심은 다시 마크롱 쪽으로 다시 기우는 모양새가 됐다. 르펜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지지하고 러시아와의 군사동맹을 주장하는 등 그간 친러 행보를 보여왔다.

다른 여론조사기관도 10%포인트 이상의 득표율 차이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 22일 프랑스여론연구소는 마크롱 대통령이 55%, 르펜 후보가 45%를 득표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다른 여론조사기관인 엘라브가 내놓은 결과도 마크롱 대통령(55.5%), 르펜 후보(44.5%) 양쪽의 득표율 차이가 비슷했다.

이번 대선은 대통령직의 주인공뿐 아니라 기권표가 얼마나 나올지도 관심사다. 양쪽 후보를 모두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기권표를 던져 현 정치세력에 대한 반감을 표출할 수도 있어서다. 지난 1차 투표의 기권율은 26%였다. 2007년 1차 투표(16%) 때와 비교하면 10%포인트나 높았다. 1차 투표에서 3위(득표율 21.95%)를 기록했던 극좌 성향의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후보 지지자들이 어디에 표를 던지느냐에 따라 결선의 향방이 갈릴 가능성이 높다.

결선투표는 이날 오후 7시까지 진행되지만 일부 대도시에선 오후 8시(한국시간 25일 오전 4시)까지 투표가 가능하다. 프랑스 언론 및 여론조사기관들은 오후 8시 득표율 추정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 개표 결과는 다음날 나온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