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가구 넘는 새 아파트에 노인요양원 추진 '논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부동산 프리즘
"급격한 고령화…부지 필요"
서울시, 인수위에 정책 건의
주택업계 "사유재산권 침해"
"급격한 고령화…부지 필요"
서울시, 인수위에 정책 건의
주택업계 "사유재산권 침해"
“서울 안에 노인요양원을 지을 땅이 없습니다.”(서울시 어르신복지과 관계자)
“그렇다고 노인요양원을 신축 아파트 단지 안에 넣으라고 강제하는 건 사유재산권 침해죠.”(건설업계 관계자)
서울시가 2000가구가 넘는 신축 대단지 아파트에 노인요양원을 의무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급격한 초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해 도심 내 요양원 부지를 확보하려는 서울시와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주택업계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정책건의서를 제출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어르신 돌봄을 위한 요양시설 확충’이다. 새로 짓는 2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에 ‘노인의료복지시설(노인요양원)’을 필수로 넣자는 내용이다. 노인요양원은 정원을 70명 이상으로 하고 경로당과 통합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에선 2000가구 단지에서 70명의 요양 수요가 나오기 힘들기 때문에 외부인을 들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요양시설을 갖춘 대단지 아파트에는 국고보조금을 지급하는 ‘당근책’도 제시했다. 현재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인수위로부터 서울시 제안을 넘겨받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초고령화로 공공과 민간 요양시설 확충이 시급한데 서울에는 시유지가 거의 없어 확충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5년 501곳이었던 서울의 공영·민영 요양시설은 지난해 476곳으로 감소했다. 2015년 이후 설립된 시립 요양시설은 단 한 곳도 없다. 서울시 노인 장기요양 인정자 1, 2등급 대상자는 2만1348명인 데 비해 요양시설 정원은 1만6408명으로 수요 대비 충족률은 76.8% 정도다. 입소하려 해도 번호표를 뽑고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서울시 안에 대해 주택업계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져야 할 설치 의무를 왜 민간에 전가하려 하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지연되는 또 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어린이집, 도서관과 달리 특수시설인 요양병원을 일반 아파트에 설치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정비사업 조합장은 “서울시 구상이 가시화하면 아마 모든 조합장이 반대하고 나설 것”이라며 “아파트 재건축 기부채납을 현금으로 받아 구급차 진입이 용이하면서 병원과 가까운 땅을 구입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그렇다고 노인요양원을 신축 아파트 단지 안에 넣으라고 강제하는 건 사유재산권 침해죠.”(건설업계 관계자)
서울시가 2000가구가 넘는 신축 대단지 아파트에 노인요양원을 의무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급격한 초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해 도심 내 요양원 부지를 확보하려는 서울시와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주택업계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정책건의서를 제출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어르신 돌봄을 위한 요양시설 확충’이다. 새로 짓는 2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에 ‘노인의료복지시설(노인요양원)’을 필수로 넣자는 내용이다. 노인요양원은 정원을 70명 이상으로 하고 경로당과 통합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에선 2000가구 단지에서 70명의 요양 수요가 나오기 힘들기 때문에 외부인을 들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요양시설을 갖춘 대단지 아파트에는 국고보조금을 지급하는 ‘당근책’도 제시했다. 현재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인수위로부터 서울시 제안을 넘겨받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초고령화로 공공과 민간 요양시설 확충이 시급한데 서울에는 시유지가 거의 없어 확충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5년 501곳이었던 서울의 공영·민영 요양시설은 지난해 476곳으로 감소했다. 2015년 이후 설립된 시립 요양시설은 단 한 곳도 없다. 서울시 노인 장기요양 인정자 1, 2등급 대상자는 2만1348명인 데 비해 요양시설 정원은 1만6408명으로 수요 대비 충족률은 76.8% 정도다. 입소하려 해도 번호표를 뽑고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서울시 안에 대해 주택업계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져야 할 설치 의무를 왜 민간에 전가하려 하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지연되는 또 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어린이집, 도서관과 달리 특수시설인 요양병원을 일반 아파트에 설치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정비사업 조합장은 “서울시 구상이 가시화하면 아마 모든 조합장이 반대하고 나설 것”이라며 “아파트 재건축 기부채납을 현금으로 받아 구급차 진입이 용이하면서 병원과 가까운 땅을 구입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