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빌라·상계동 상가…감정가 2배 웃도는 금액에 4건 낙찰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이 93.8%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낙찰가율 200%를 넘는 인기 물건들이 나와 관심이 쏠린다. 부동산 시장이 최근 소강 국면에 들어가면서 일반 아파트, 상가의 낙찰가율은 90%를 밑돌고 있다.

25일 부동산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 전국에서 낙찰가율이 200%를 웃돈 사례는 서울 용산구 청파로1가의 노후 빌라(낙찰가율 288%), 송파구 방이동 토지 132㎡(221.5%),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 아파트 상가(208.3%),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6층 상가(202.2%) 등 네 건으로 집계됐다. 모두 서울 지역 부동산이다.

용산구 청파로1가 전용면적 34㎡짜리 지하 1층 빌라는 지난달 감정가(2억5000만원)의 3배에 가까운 7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 수도 70명에 달했다. 이 빌라는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1차 후보지에 포함된 것이 입소문을 탔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된 후 이 지역 빌라 지분 가격이 3.3㎡당 1억원까지 치솟았다”며 “감정가 280%에 낙찰받았어도 3.3㎡당 7000만원 수준인 만큼 주변 시세보다 싸게 입주권을 확보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전체 네 건 중 두 건이 상가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구의동 테크노마트 6층 8㎡짜리 상가는 이달 초 감정가(5000만원)의 두 배인 1억여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임차인이 2015년부터 월 77만원의 월세를 내고 있어 연수익률이 10% 수준이다. 지난달 낙찰된 상계주공6단지 아파트 지하층 상가(12㎡)는 감정가가 3900만원이지만 최종 낙찰가는 8125만원을 기록했다. 수익률보다는 재건축 추진 기대감이 반영된 물건이라는 평가다. 이 단지는 작년 4월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안전진단 최종 통과 절차를 준비 중이다.

방이동 132㎡ 토지는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인근 농지다. 당장 개발하기 힘든 개발제한구역 내 토지인데도 지난 2월 200% 이상의 낙찰가율을 보였다. 경매업계 관계자는 “웬만한 수도권 토지도 수억원을 호가하는데 서울 송파구 토지를 1억원대에 구입할 기회였다”며 “서울 지역 토지가 경매로 나왔다는 것 자체가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응찰자 49명이 몰렸고 2억3000여만원에 팔렸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