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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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가 도통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에 개미들의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 연초만 하더라도 긍정적 분석을 내놨던 증권사들마저 '연내 7만전자 안착도 힘들다'며 비관을 드러내고 있다.

25일 오후 1시50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500원(0.75%) 내린 6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저가는 6만6300원으로 연중 최저가인 6만6100원에 근접하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부터 전일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해 추세적 반등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지난 22일 하락 전환해 이틀째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7만원 안팎을 맴돌던 주가는 지난달 29일을 끝으로 현재까지 줄곧 6만원선에 머물러 있다.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잠정실적을 발표한 지난달 7일에도 주가는 하락 마감했다. 당시 회사는 1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1분기 실적 대비 각각 17.76%, 50.32% 증가한 규모다. 확정 실적은 오는 28일 발표된다.

쪼그라든 삼성전자의 위상은 시가총액만 놓고 봐도 알 수 있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2206조6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보통주의 시가총액은 약 400억원이다. 비중을 매겨보면 18.13%다. 작년 초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25%를 웃돌던 점을 감안하면 입지가 상당부분 감소한 것이다.

주가 전망은 어떨까. 작년 초의 '9만 전자'를 기억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지금을 저가 매수 시기로 보는 모양새다. 수급을 살펴보면 올 들어 전일까지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6조3037억원, 3조4594억원 순매도한 반면 개인 홀로 9606억원어치 사들였다. 기관과 외국인이 내놓은 물량을 그대로 소화한 것이다.

임원들의 자사주 매수 행렬도 '주가 바닥'의 기대감을 키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삼성전자 임원 21명은 삼성전자 보통주 5만2353주, 우선주 2000주 등 총 5만4353주를 장내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 보면 38억687만원어치다. 주가 하락기에 임원들이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은 주가가 '바닥'이라는 신호로도 받아들여진다.

다만 증권가는 주가 바닥론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통상 코스피지수와 병행하는 삼성전자 주가가 7만전자에 안착하려면 코스피가 최소 2800선엔 올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대형 신주의 상장과 증시 내 업종 비중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업황 우려까지 더해지는 등 다양한 변수들이 삼성전자 주가에 주된 노이즈로 작용하고 있다"며 "시장 지수가 2800선에 오르지 않는 한 삼성전자가 7만전자를 실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적보다도 금리 인상 등 매크로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견해도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크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과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테크 섹터 주가는 맥없이 밀리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태도가 더 매파적으로 변한 데다 중국의 봉쇄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번 주 글로벌 IT 기업들의 본격적인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지만 기업들의 괜찮다는 말보다는 인플레가 안정화될 수 있다는 구체적 시그널들이 더 간절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