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력 질량적 강화…언제든 가동하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어떤 세력이든 군사적대결 기도시 소멸될 것"…어제 저녁 열병식 연설
ICBM 화성-17 등 무기 나와…박정천 등장, 리병철 복권
김정은 "핵무력, 전쟁방지에 속박 안돼…근본이익 침탈시 결행"(종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무기를 전쟁방지용으로만 두지 않고 국가 근본이익을 침탈하려는 시도가 있을 때 이를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는 유사시 핵무력 사용을 시사한 그간의 발언에서 더 나간 것으로 남측과 미국을 향한 핵 위협을 더욱 노골화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전날 저녁 열린 조선인민혁명군(항일유격대)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을 통해 "우리 핵무력의 기본사명은 전쟁을 억제함에 있지만 이 땅에서 우리가 결코 바라지 않는 상황이 조성되는 경우에까지 우리의 핵이 전쟁 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되여 있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전했다.

김 위원장은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우리 핵 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공화국의 핵 무력은 언제든지 자기의 책임적인 사명과 특유의 억제력을 가동할수 있게 철저히 준비되여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국가의 근본이익 침탈'에는 영토를 직접 공격하지 않은 행위도 포함될 수 있는 등 굉장히 포괄적인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확장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우리 국가가 보유한 핵 무력을 최대의 급속한 속도로 더욱 강화 발전시키기 위한 조치들을 계속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력의 상징이자 우리 군사력의 기본을 이루는 핵 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하여 임의의 전쟁상황에서 각이한 작전의 목적과 임무에 따라 각이한 수단으로 핵 전투 능력을 발휘할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조성된 정세는 공화국 무력의 현대성과 군사기술적 강세를 항구적으로 확고히 담보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들을 강구할 것을 재촉한다"며 "우리 무력은 그 어떤 싸움에도 자신있게 준비돼 있다.

어떤 세력이든 군사적 대결을 기도한다면 그들은 소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전날 오후 9시께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참석했다고 전했다.

최근 모습을 나타내지 않던 군 서열 1위 박정천 당 비서가 주석단에 자리했고, 지난해 7월 문책 이후 보직이 불분명했던 리병철은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및 당 중앙위원회 비서 직함으로 함께 소개돼 복권된 사실이 확인됐다.

리영길 국방상, 권영진 총정치국장, 림광일 총참모장 등 무력기관 간부들도 주석단에 등단했다.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총리는 귀빈석에 자리잡았다.

리일환, 정상학, 오수용, 태형철, 김재룡, 김영철, 정경택, 박정근, 오일정, 허철만, 박태덕, 김형식, 유진, 박명순, 리철만, 김성남, 전현철, 주철규, 리선권, 리태섭, 우상철, 김영환 등 간부들도 주석단에 올랐다.

통신은 "당과 정부, 군부에서 오랜 기간 사업하여 온 리명수 동지,태종수 동지,최영림 동지,김경옥 동지를 비롯한 로병 간부들이 초대됐다"고 전했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도 등장했다.

통신은 "지난 3월 24일 주체조선의 절대적 힘,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온 세상에 과시하며 만리대공으로 치솟아오른 '화성포-17' 형의 어마어마한 모습을 가까이하는 온 광장이 삽시에 환희와 격정의 도가니로 화하였다"고 전했다.

김정은 "핵무력, 전쟁방지에 속박 안돼…근본이익 침탈시 결행"(종합)
이번 열병식은 북한에서 김일성이 조선인민혁명군(항일빨치산)을 조직했다고 주장하는 1932년 4월 25일을 기념한 것이다.

항일빨치산 기념 열병식 개최는 김정은 집권 이후 처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