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도하는 알미늄,티타늄 아노다이징…영광YKMC 맹활약
내년 코스닥 상장 추진, 2030년 '아노다이징' 세계 1위 목표
"영광YKMC 없으면 디스플레이 장비 생산 불가능"
표면처리(도금) 분야에서 최신 공법인 아노다이징(양극산화피막) 기술을 보유한 영광YKMC가 그 주인공이다. 충남 아산에 공장이 있는 영광YKMC는 국내 최대 알루미늄 아노다이징 전문기업이다. 제품 표면에 다른 금속을 입히는 것이 일반적인 도금이라면, 아노다이징은 전기·화학 기술을 통해 제품 표면 자체를 산화시켜 균일하게 피막이 생기게 하는 첨단 도금기술이다. 금속이 덧입혀진 도금 방식보다 열이나 부식에 훨씬 강하고 전류를 차단(절연)하는 성질 때문에 반도체 웨이퍼 제조에 쓰이는 진공 체임버를 생산할 때 주로 사용된다. 많은 유해물질이 필요한 일반 도금 공정보다 훨씬 친환경적 기술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미국 기업이 주도해왔는데 영광YKMC가 시장에서 빠르게 발을 넓히고 있다.이 회사는 아노다이징 기술을 통해 소재를 가공하고 표면을 처리해서 진공 체임버에 들어가는 부품을 세계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매출의 90%가 여기서 나온다. 이 장비들은 최종적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의 세계 공장에 공급된다. 항공 분야에도 독보적 경쟁력을 갖췄다. 아시아 최초로 티타늄 아노다이징 기술이 적용된 부품을 2013년 에어버스 항공기 날개에 공급했다. 이 회사 부품이 들어간 에어버스 A350 기종은 2000여 대에 달한다.
장관섭 영광YKMC 대표는 “디스플레이 장비와 항공기 부품은 영광YKMC의 기술을 대체할 기업을 세계에서 찾기 어렵다”고 자신했다. 그의 경영 철학은 누구나 제조할 수 있는 분야는 절대로 진출하지 말고 납품단가 경쟁이 필요 없는 세계 유일한 분야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그 덕분에 이 회사 아산 공장의 가동률은 동종 업계 평균(70%)을 크게 웃도는 90~100%에 이른다. 내년 4월까지 1년치 일감이 꽉 찼다. 매출은 지난해 4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4% 증가했다. 올해 매출 500억원, 2025년 1000억원대에 이르는 게 목표다. 내년 상반기 코스닥시장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직원 80% 20~30대, 출산장려금·근속상금 1000만원
"사명감으로 사업한다"
1989년 이 회사를 설립한 장 대표는 고교 시절부터 독학으로 아노다이징 기술을 연구한 엔지니어로 2012년엔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됐다. 2012년 한때 적자가 누적돼 회사가 문을 닫을 뻔한 위기도 있었다. 그때 거래하던 한 대기업은 평소 품질과 납기경쟁력이 뛰어난 이 회사의 신용만 믿고 담보없이 10억원을 쾌척해 기사회생 했다. 직원들이 중소기업에 다니는 자부심을 느끼도록 출산장려금 1000만원(셋째), 장기근속 상금 1000만원 등 파격적인 복지 혜택을 내걸기도 했다. 원하는 직원에게 사내 사외 기숙사 제공은 물론 1995년부터 하루 세끼 식사를 제공하고 학자금도 모두 무상 지원한다. 중소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직원 200여 명 중 80%가 20·30대이다. 또 직원의 80%가 충남 아산 지역주민이기도 하다. 평소 '섬기는 리더'를 목표로 단순히 사장과 직원 관계를 넘어, 직원 한명 한명에게 가족같이 대하며 ‘멘토’역할을 해준 것이 청년들이 몰린 비결이다. 그는 "돈만 벌려고 사업하지 않는다. 사명감으로 사업한다"며 "젊은이들에게 삶의 터전을 만들어주는 게 제 꿈"이라고 강조했다.
"아노다이징의 '名家'로 만들겠다"
2030년 세계 1위가 목표
그의 장기적인 경영 목표는 영광YKMC를 전세계 아노다이징의 '명가'로 만드는 일이다. 사업영역을 확장해 소재 구입부터 가공, 표면처리(아노다이징), 모듈조립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해 납품회사의 물류비와 시간을 절약시켜주겠다는 전략이다. 또 미국이 주도해온 첨단 의료장비용 메디컬 도금 시장에도 뛰어들어 10년내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다. 그는 “전세계 아노다이징 시장은 150조원으로 반도체 장비용 수요가 크다”며 “2030년까지 동종업계 세계 1위 달성이 목표”라고 말했다.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