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리보핵산(mRNA)은 세포 속 단백질 제조 공장에 설계도를 운반하는 유전물질이다. mRNA가 전달한 정보에 맞춰 세포는 공장을 돌려 인체 구성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든다.

'단백질 설계도' 운반하는 mRNA…2026년 시장규모 126조
mRNA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61년 5월 13일 국제학술지 네이처를 통해서다. 1990년 이를 이용해 단백질을 만드는 동물실험까지 성공했지만 20년간 기술은 책장 속에만 묻혀 있었다. 이 물질을 그대로 몸속에 넣으면 과도한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 데다 이를 세포 속까지 운반하는 게 어려웠기 때문이다.

치료제 상용화에 희망이 싹튼 것은 지질나노입자(LNP)가 개발되면서다. 기름막으로 싸인 작은 공 속에 mRNA를 넣어 세포까지 전달하게 되자 치료제 개발 연구가 봇물 터지듯 늘었다. 과학자들이 주목한 것은 암 치료제와 감염병 예방백신이다. mRNA를 이용해 암세포 표면에 많은 단백질을 만들도록 한 뒤 몸속 면역세포가 이를 학습하도록 해 실제 암세포를 죽이는 원리다.

백신도 비슷한 방식이다. 바이러스 등의 표면에 있는 특정 단백질을 mRNA로 만들어 면역세포가 적으로 인식하도록 학습시킨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 미국 바이오 회사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이런 기술을 활용한 첫 결실이다. 몸속 세포의 공장 기능을 활용하기 때문에 백신 개발까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바이오엔테크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 정보를 확인한 뒤 후보물질 10개를 추리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이틀이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