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도 대표, 코로나 닥치자 안면인식 체온계로…포스트코로나엔 공기정화기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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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공 도움에 위기를 기회로 만든
'팔색조 기업인' 구기도 아하 대표
'팔색조 기업인' 구기도 아하 대표

교육기자재 제조업에서 의료기기 제조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아하(옛 아하정보통신)의 구기도 대표(사진)는 작년 ‘효도상품’인 비대면 안면인식 체온계를 개발하게 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연매출 300억원의 회사를 일궜지만 예상 못한 복병을 만났다. 중국 기업들이 구 대표가 개발한 전자칠판을 벤치마킹해 반값에 팔기 시작한 것이다. 매출은 횡보를 거듭했다. 영업이익률도 한 자릿수로 뚝 떨어졌다. 경영 효율화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활로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2019년 12월 중국에서부터 퍼진 코로나19는 구 대표에게 새로운 사업 아이템의 아이디어를 줬다. 팬데믹 상황에서 발열 증상을 미리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체온 측정용 적외선 센서와 인공지능(AI) 얼굴인식 알고리즘을 접목한 제품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나온 것이 비대면 안면인식 체온계였다. 0.5초 만에 얼굴을 판독하고 체온을 측정할 수 있었다. 측정 오차는 30㎝ 거리 떨어진 상황에서도 0.2도에 불과했다. 2020년 5월 출시한 이 제품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판매에 날개를 달았다. 서울시 중랑구를 시작으로 전국 CGV 매장 등에 2만7200대 이상 설치됐다. 회사는 작년 매출 710억원, 영업이익 106억원을 달성했다. 제품의 정확성을 인정한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제품을 의료기기로 승인했다.
구 대표는 최근 신사업 강화에 푹 빠졌다. 전자칠판, 안면인식 체온계와 전혀 다른 다양한 제품을 추가로 개발하고 있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각종 바이러스와 세균 등을 99.9% 제거하는 공기살균 정화기가 대표적이다. 가정용 공기청정기보다 강력한 성능을 보유해 150평 상업 공간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작년 8월 FDA에서 의료기기로도 승인받았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