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신상품 테스트가 식품업계의 대세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 신상품을 올려 소비자 반응을 먼저 파악한 뒤 그 결과를 보고 양산 물량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나만의 가치를 중시하는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로부터 반향을 얻고 있다.

26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음식류와 관련한 펀딩 제안 건수는 총 202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했다. 크라우드 펀딩은 소비자들이 관심 있는 제품에 소액 후원을 하고 정해진 기간에 목표 금액이 채워지면 투자한 만큼 해당 회사의 제품을 받는 방식이다. 음식뿐 아니라 도서, 음반, 여성 위생용품, 반려동물용품 등 다양한 유·무형 제품에 펀딩할 수 있다.

식품회사들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소비자 반응을 즉각 확인할 수 있다는 데 매력을 느끼고 있다. 제품을 공개하고, 양산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을 모으면서 고객 피드백도 얻을 수 있는 채널로 펀딩 플랫폼을 선호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새 제품에 스토리를 담아 펀딩 플랫폼에 공개한다. 왜 이 제품을 만들게 됐는지, 기존 제품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개발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밝힌다.

개발 철학에 공감하는 소비자들은 펀딩으로 반응한다. 목표 금액에 도달하는 기간을 보면 신제품 수요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펀딩의 시작부터 종료, 대량생산까지 출시 과정을 함께 지켜봐 초기 팬 확보에도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대형 식품기업들은 이번주 와디즈를 통해 신제품을 대거 선보인다. CJ제일제당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중심이 된 사내벤처의 ‘푸드 업사이클링 스낵 칩’을 지난 25일 공개했다. 깨진 쌀, 콩 비지 등 식품 부산물을 활용해 제조한 칩이다. CJ제일제당 내에서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한 첫 사례다.

또 다른 사내벤처 팀의 식물 단백질 우유도 이 플랫폼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참치캔의 기름까지 활용하는 오뚜기의 ‘올리브 참치’, 매일유업의 100% 유기농 요구르트도 소비자들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